버스 외부와 서점 앞에 부적절한 광고문구 논란
밀리의 서재 “심려 끼쳐드려 죄송..협력안 모색”

사진=독자 제공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출판계와의 상생을 내세웠던 밀리의 서재(대표 서영택)가 서점에 가지 말라는 요지의 부적절한 광고를 게재해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밀리의 서재는 버스 외부와 서점 앞에 ‘요즘도 책 사러 서점 가요? 이제 서재로 가요. 밀리의 서재!’, ‘어떡하죠? 지금 가는 서점에 이 책은 없을 텐데’ 등의 문구를 사용한 광고를 게재했다. 

밀리의 서재는 월정액으로 도서를 대여해 읽을 수 있는 전자책 서비스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달 15일 전자책과 종이책을 함께 구독하는 ‘밀리 오리지널 종이책 정기구독’ 서비스를 정식 론칭했다. 

기존 전자책 서비스에서 종이책의 영역으로 진출한 것도 논란이 됐지만 더 큰 문제는 이를 광고하는 방식이었다.

밀리의 서재는 ‘서점에 가지 말고 밀리의 서재를 이용하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광고 문구를 수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버스 외부와 특히 서점 앞에 게재해 서점업계와 독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물론 해당 서비스가 서점에서 구할 수 없는 신작 종이책을 받아보는 서비스가 맞기는 하지만 조롱하는 투의 광고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게다가 밀리의 서재는 그동안 출판계와의 상생을 목표로 한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혀 왔기에 해당 발언의 진정성까지 의심받는 상황이다.

해당 광고를 확인한 독자들은 SNS를 통해 밀리의 서재 측의 부적절한 광고문구에 대해 항의하는 댓글을 달며 비판하고 있다.

독자들은 “정말 저이의 책은 서점에 없도록 해야겠네요. 조롱과 오만이 지나쳐도 한참 지나치네요”라고 분노를 표현하는가 하면 “어떡하죠? 밀리의 서재 월회비 내고 가입해 봐야 책 보게 안 되던데”라고 광고문구와 비슷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한 독립서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광고가 재미를 위한 전략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공유경제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런 방식의 광고가 독자들과 서점 업계에 어떻게 다가올지는 생각해 봤으면 한다. 호의적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사진=밀리의 서재 페이스북 페이지

이와 관련 밀리의 서재 측은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개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밀리의 서재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최근 밀리의 서재의 버스 외부 광고 문구인 ‘요즘도 책 사러 서점 가요? 이제 서재로 가요. 밀리의 서재!’와 관련해, 서점을 사랑하는 모든 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문구가 부적절한 표현이었음을 인식하고 빠르게 교체하겠다. 광고에서 재미 요소를 부각하려던 의도가 과했던 나머지 서점을 아끼고 사랑하시는 많은 분께 불편한 마음을 드릴 수 있음을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검수 과정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밀리의 서재는 설립 초기부터 ‘서점 및 출판사와 상생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을 지향해 왔다. 앞으로도 더욱 풍성한 독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동네 서점이나 독립 서점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서점과 더불어 성장하고자 하는 저희의 진심이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여러 각도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더 나은 밀리의 서재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아낌없는 질책과 비판을 부탁드린다. 다시 한번 이번 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 그리고 김영하 작가님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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