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시장점유율 전년 대비 반토막
일본 불매운동 유탄에 실적 악화 장기화

김태환 롯데주류 대표 ⓒ뉴시스
김태환 롯데주류 대표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롯데칠성음료 주류BG부문(이하 롯데주류)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일본 불매로 시작된 롯데주류에 대한 불매 운동이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주력 상품인 소주 ‘처음처럼’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만성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맥주사업에 이어 소주사업까지 흔들리면서 취임 1년차인 김태환 대표의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최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이 지난 7월 불매운동 이후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제품 ‘진로이즈백’에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뺏기고 있다.

롯데주류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19.2%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주류는 올해 3분기 영업적자 205억원, 누적 영업손실 32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처음처럼 매출 하락 분이 하이트진로의 소주부문 실적 상승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의 3분기 소주부문 매출은 1292억7031만원으로 전년 대비 18.1%가 증가했다.

당초 롯데주류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판관비와 고정비를 줄여 비용 절감에 성공하는 듯 했다. 손실액이 전년대비 크게 줄은 것.

하지만 7월 일본 불매가 시작되면서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 하반기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났다. 롯데주류가 일본 아사히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상황에서 일본 아사히가 롯데주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루머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맥주사업 부문 역시 광고판촉비 축소 등 비용을 줄였지만, 경쟁사 신제품 인기와 불매운동 여파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이에 롯데주류는 회사와 제품의 연혁 및 회사의 지분 구조 등을 확인하는 홍보 자료를 배포하고, 일본 기업이라는 악성 루머에 맞서 롯데주류가 ‘대한민국 기업’임을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롯데주류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 불매와 연계된 루머가 지속되자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해외사업도 상황이 좋지 않다. 해외통으로 잘 알려진 김 대표는 지난 2017년 소주 ‘처음처럼’과 ‘순하리’, 맥주 ‘클라우드’ 등을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 성공적으로 진출시킨 장본인으로 지난해 1월 롯데주류 해외부문장을 거쳐 같은 해 12월 롯데주류 대표이사로 선임된 인사다.

지난 2015년 롯데아사히 공동대표이사를 역임할 만큼 ‘해외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찍이 해외사업 관련 미국과 일본,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롯데주류의 상반기 수출액은 346억원 규모로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2%가량 하락한 것.

업계에서는 취임 1년차 김 대표에 대한 교체설도 나오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 여파라는 악재에 의한 것이지만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문책성 인사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것.

현재 롯데주류의 실적 부진을 개선하기 위해 롯데주류 김 대표는 처음처럼의 도수를 낮추고, 클라우드의 모델도 교체 하는 등 이미지 변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저도주 트렌드에 맞게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진로이즈백’과 같은 16.9도로 낮췄고 이에 맞춰 마케팅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처음처럼의 브랜드 로고 등 디자인도 젊은 느낌으로 재단장했다.

그러면서 맥주부문에서도 3년 전 맥주 ‘클라우드’의 광고 모델이었던 배우 전지현을 다시 모델로 기용했다.

해외 사업부문에서도 올해 초부터 동남아·미국·일본 등 현지의 환경을 고려한 맞춤 마케팅 진행하며, 동남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은 ‘순하리’, 중국·캐나다·홍콩·대만 등지는 ‘피츠’, 몽골·캄보디아는 ‘클라우드’ 등으로 수출 확대를 모색 중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이라는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실적 악화이고, 대표가 취임한지 얼마 안됐다”며 “사내에서 어떠한 기류도 없는데 교체설이 왜 나도는지 모르겠다”고 교체설에 대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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