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 이후 본회의장 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 이후 본회의장 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3일 각각 최후통첩과 필리버스터 보장을 외치며 극한 대치를 거듭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아직도 자유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움켜쥔 채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고 있다. 오늘 저녁까지 대답을 기다리겠다”며 “모든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고, ‘데이터3법’, ‘유치원3법’, ‘어린이교통안전법’ 처리에 응하기 바란다. 이것이 자유한국당에 건네는 마지막 제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을 향해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걸어 국회를 전면 봉쇄해 놓고도, 우리가 민생을 발목 잡았다는 뻔뻔한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어이없는 199개 필리버스터 때문에 다른 모든 정당이 본회의에 불참한 것을 두고는 우리가 국회를 봉쇄했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난 금요일, 자유한국당은 처음에는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다면 민식이법을 처리하겠다’고 했다가 ‘5개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보장하면 본회의에 참석하겠다’고 했고, 그때 민식이법을 처리하겠다는 말 그대로 ‘법질극’을 벌였다”며 “그래놓고는 우리가 자기들이 원하는 필리버스터 국회 봉쇄작전을 위한 법질극에 응하지 않아 민식이법 처리가 무산됐다고 덮어씌운다”라고 꼬집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정치개혁과 검찰개혁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발의한 법안들까지 무더기로 발목을 잡는 전대미문의 국회마비 폭거를 자행했다”며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정권 때 국정을 농단해 ‘이게 나라냐’는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더니 이제는 그 후예답게 국회를 농단해 ‘이게 국회냐’는 탄식과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어린이들의 생명과 부모님들의 눈물어린 호소가 자유한국당과 나경원 원내대표에게는 정치적 거래 대상인가”라며 “당장 민생을 볼모로 잡는 필리버스터를 철회할 것을 통첩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치정상화를 끝내 거부하면 민주당은 민생·개혁입법 실현을 위해 법과 원칙에 따라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여당이 필리버스터 포기를 강요하고 있다며 맞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께서 어제 또 한바탕 야당 탓, 야당 욕하기를 했다. 지금 문 대통령이 누구를 나무라고 손가락질할 형편이 되는가”라며 “이 정권이 바로 아이들 안전법안을 야당 탄압도구로 쓰고 있다. 필리버스터 권한 강탈에 민식이법을 동원했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29일 본회의, 누가 막았는가. 의장과 여당이다. 민식이법 처리, 누가 거부했는가. 의장과 여당”이라며 “국회법대로 본회의 열고, 국회법대로 민식이법 처리하고, 국회법대로 필리버스터하게 해달라고 했다. 이것이 의회 쿠데타인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솔직히 지금 이 모든 난맥의 원인 제공자가 누구인가. 공수처·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집착을 놓지 못하는 문 대통령 본인”이라며 “갈등을 풀어야 할 대통령이 갈등을 부추긴다. 야당을 설득해야 할 대통령이 야당 공격을 앞장서서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후 긴급의원총회에서도 민주당을 향해 “이제 노골적으로 협박을 한다. 필리버스터를 포기하라고 윽박지르고 있다”며 “필리버스터는 국회법이 보장한 소수당의 고유한 저항권이다. 이마저 포기시키겠다는 것, 의회민주주의를 완전히 무너뜨리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제 불법 패스트트랙 열차는 계속 폭주하고 있다. 지난번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불법 부의에 이어 오늘 공수처법을 불법 부의하는 강행을 하고 있다”며 “불법에 불법을 이어가는 이들이 합법적 필리버스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의회 독재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 의회 독재라는 것인가”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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