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미정 칼럼니스트-창업교육·창업멘토링 전문가
▲ 박미정 칼럼니스트
-창업교육·창업멘토링 전문가

영화 ‘타이타닉’에서는 배에 물이 차 들어올 때 여성과 아이들에게 자신의 구명조끼를 양보하는 이가 등장한다. 이는 구겐하임(Guggenheim) 가문의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다.

생명이 달린 극한 상황에서도 구명조끼를 양보할 수 있는 놀라운 행동은 유대인의 ‘자선’문화에서 비롯된 인성교육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유대인들은 자선의 가치를 신의 명령으로 여길 정도로 소중하게 생각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손에 동전을 쥘 수 있는 힘이 생기는 생후 8개월경부터 ‘체다카(tzedakah)’라고 하는 저금통에 동전을 넣는 것으로 자선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아울러 소득의 33%를 자선하라고 교육하는데 그 배경에는 자신이 기부한 것 그 이상의 부와 행복이 다시 돌아온다는 강력한 믿음이 깔려있다.

이런 자선교육은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유대인 교육 핵심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철저한 교육을 통해 남을 배려하고 존중할 줄 아는 건강한 인성의 바탕을 만드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 ‘융합형 인재’ 등이 교육의 주요 키워드를 형성하는 가운데 우리교육은 입시위주로 흘러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돼버렸다. 수학도 2~3년 선행 학습은 기본이고 6년까지 선행학습을 하는 학생도 심심찮게 있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다른 이들을 이겨야 하기 때문에 내 옆자리 친구도 경쟁자고 밟고 넘어야 할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인성교육은커녕 사방을 모두 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성폭행 등의 사건이 끊이질 않으며 노인문제와 자살문제 등도 우리사회를 어둡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쟁 교육은 산업화시대에 산업현장에서 부품과도 같이 자기가 맡은 기능만을 충실하게 해내면 되는 교육 방식이었다. 이런 교육은 산업화 시대에는 실제로 큰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미래에 필요한 인재는 부품으로서의 기능을 갖춘 이가 아니라 창의력을 갖추고 자기 주도적으로, 다양한 분야와 협업해야 성공하는 시대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인성교육이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다. 건강한 인성은 협업 시대에 강력한 협동심을 일으키며 자연스레 좋은 성과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입시위주 교육이 아닌 인성교육이 주목 받는 이유다.

몇 년 전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딸에게 쓴 편지글을 게재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글을 살펴보면 “사랑하는 딸이 태어나고 나니 아이가 살아가야할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게 됐다. 미래가 현재보다 더 나은 세상이 되도록 여러 프로그램에 투자할 필요가 있기에 페이스북 지분의 99%를 기부하겠다”라는 내용이었다.

자선을 행하는 부모의 가르침 속에서 자라는 마크 저커버그의 딸은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게 될까? 아마도 주변을 배려하고 보살피며 자선을 행하는 건강한 인성을 갖춘 어른이 될 것이다.

유대인의 인성교육의 바탕에는 “돈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되어라”라는 가르침의 ’체다카‘가 있다.

생명이 걸린 상황에서도 구명조끼를 양보하는, 진정한 의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는 유대인. 그들의 자선교육에서 우리 아이들의 인성교육의 방향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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