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재활용법 개정안으로 투명해진 병…침전물 불거져
맥주병 투명해지면 직사광선‧산소유입으로 변질될 우려도

투명한 페트병으로 교체된 밀키스 ⓒ롯데칠성음료
투명한 페트병으로 교체된 밀키스 ⓒ롯데칠성음료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음료 ‘밀키스’ 병 바닥에 가라앉은 ‘갈색 침전물’이 도마에 올랐다. 제조사인 롯데칠성음료 측은 침전물이 인체에 무해한 성분이지만 교체작업 중에 있다는 입장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밀키스 침전 관련 소명자료’라는 제목의 공문을 개별 편의점에 발송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공문을 통해 “밀키스에서 나타나는 침전물은 이물질이 아닌 혼합물질이며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탄산우유’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밀키스에는 혼합분유(탈지분유)와 대두다당류(대두) 성분이 들어있는데 이런 성분들이 진열 시간 동안 뭉치면서 아래에 쌓여 생기는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밀키스의 침전물이 논란이 된 이유는 지난 3월, 제품의 용기가 투명 페트병으로 교체됐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밀키스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기존 녹색을 띠는 페트병에서 재활용이 쉬운 투명 페트병으로 교체했다.

오는 25일부터 적용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유색 페트병을 사용할 수 없게 된 점을 감안하면 올 초 페트병을 교체한 롯데칠성음료의 조치는 선제적이었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짙은 초록색을 띠던 페트병이 갑자기 투명해지면서 예상치 못했던 문제도 함께 불거졌다.

초록색 페트병은 자외선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지만 유심히 보지 않으면 음료의 색이나 내용물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이에 자연스럽게 침전물을 감춰줬던 병의 색이 사라지면서 갈색 침전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문의도 이어지게 됐다.

이와 관련 롯데칠성음료는 해당 침전물은 인체에 무해한 대두 성분이지만 소비자 심리 등을 감안해 이달 중에 원료를 개선한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콩 성분이 보통 노랗기 때문에 갈색 침전물이 생긴다”라며 “천연성분이다 보니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소비자 심리 등을 감안해 원료를 개선하고 이달 중에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투명페트병 교체에 대한 고민은 밀키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탄산수나 소주 같은 제품들은 투명한 페트병으로의 교체가 순조로웠지만 발효주인 맥주는 이야기가 달랐다. 직사광선과 산소 유입에 변하기 쉬운 맥주가 투명 페트병에 담긴다면 제품이 변질될 우려가 있다.

현재 시판 중인 맥주 페트병은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외부 산소를 막기 위한 나일론 차폐재가 포함된 3중 구조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 맥주 주원료인 홉의 단백질 성분이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갈색 페트병을 적용해 햇빛을 막는다. 

환경부에서도 투명한 페트병으로의 교체 시 맥주가 변질될 가능성에 대해 일부 인정하고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적용 대상에서 일단 맥주를 제외했다.

또한 이달 중 맥주의 ‘갈색 페트병 사용 연구용역’을 발표한 후 맥주의 페트병 색깔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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