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2분기 창사 첫 영업적자에 화들짝
확장일로 일렉트로마트, 18일 판교점 폐점
삐에로쑈핑 명동점, 수익성 하락…폐점 검토
한달 빠른 인사 발표…외부인사 대표로 수혈

삐에로쑈핑 명동점 ⓒ뉴시스
삐에로쑈핑 명동점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정용진 부회장이 야심차게 주도한 전문점 사업이 연이은 폐점이 이어지면서 이마트 구조조정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색있는 전문점을 통해 이마트 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는 정 부회장의 실험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부담만 키운 꼴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가전전문점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이 오는 18일 문을 닫고, 만물잡화점 ‘삐에로쑈핑’ 명동점도 폐점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이마트 킨텍스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45호점으로 확장한 일렉트로마트가 첫 폐점을 하는 지점이 생겼다.

일렉트로마트는 기존 가전전문점과 달리 주류 매장, 이발소를 비롯해 드론존 등 체험존을 배치 젊은 남성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수익성 악화에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이 오는 18일 폐점된다.

삐에로쑈핑, 1년만에 3번째 폐점?…전문점 폐점 가속화 되나

또 론칭 초기 큰 관심을 모았던 만물잡화점 ‘삐에로쑈핑’도 1년여만에 폐점을 하는 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삐에로쑈핑 명동점도 문을 연지 1년만에 폐점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6월 코엑스몰에 삐에로쑈핑 1호점을 선보인 후 8호점까지 빠르게 늘려왔던 점포가 삐에로쑈핑 논현점과 이마트 의왕점이 지난 7월 문을 닫은데 이은 3번째다.

삐에로쑈핑 명동점은 오픈 당시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삐에로쑈핑이 입점한 같은 건물에 저가 균일가 편집숍인 다이소가 영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삐에로쑈핑과 다이소는 명동에서 자연스럽게 경쟁구도가 형성됐고, 삐에로쑈핑은 오픈 초기 일평균 방문객이 8000~1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명동점에 대한 폐점이 검토되고 있다. 명동점의 높은 임대료 대비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삐에로쑈핑 명동점의 폐점을 검토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매출은 나오고 있지만 명동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임차료가 많이 나가 수익성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H&B스토어 부츠의 경우 당초 33개 점포에서 올해 폐점을 진행하면서 15개 점포만 남은 상태다.

이마트 2분기 창사 첫 영업적자에 외부인사 수혈 등 극단 처방

이마트는 지난 2011년 신세계로부터 법인 분리된 이후 2019년 2분기 처음으로 영업적자 299억원을 기록했다. 다행히 3분기 영업이익을 냈지만 작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40.3%나 감소한 매출 5조633억원, 영업이익 1162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의 사업부문은 할인점(이마트), 트레이더스(창고형 할인점), 전문점(삐에로쑈핑·일렉트로마트·노브랜드·부츠 등) 3개 사업으로 구분된다.

이중 할인점 부문은 매출 2조9557억원, 영업이익 1296억원을 기록했다. 트레이더스 부문은 매출 6264억원, 영업이익 159억원, 전문점 부문은 매출 2735억원, 영업손실 211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악화에 정 부회장은 최고경영자를 외부인사로 물갈이하는 내용의 문책인사를 단행해 위기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정기 인사와 분리해 이마트 부문의 인사만 한 달 이상 앞당겼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대표로 영입하는 등 극약 처방을 내놨다.

또 실적 개선을 위해 상품 전문성을 강화하고 영업력을 높이기 위한 조직개편을 함께 단행해 변화와 혁신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도 나선다는 방침도 세웠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직접 주도해 만들어 온 전문점 사업 부문이 실적 부진에 구조조정 대상이 되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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