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조현범 사장,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현식 부회장(좌측부터) ⓒ뉴시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조현범 사장,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현식 부회장(좌측부터)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한국타이어그룹)의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및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이 구속 기속된 데 이어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도 기소되면서 경영권 승계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이사회를 구성하는 이사 선임에 범죄 전력자는 물론 범죄의 집행을 면제받는 자도 인사로 선임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난 11일 ‘횡령·배임혐의발생’ 공시를 통해 조현식 부회장이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공소장에 기재된 업무상횡령 혐의 발생금액은 1억1000만원에 달한다.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구속된 조현범 사장과 같은 날 기소돼 서로 연관돼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앞서 조현범 사장은 지난달 19일 검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며, 이틀 뒤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됐다. 조 사장의 혐의는 배임수재와 업무상 횡령,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이다.

검찰은 조현범 사장이 하청업체로부터 납품 등을 대가로 뇌물을 받고,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개인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도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범죄 행태 등에 비추어 사안이 중대하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 형제의 첫 재판은 내년 1월 8일 열린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혐의 발생금액이 약 8억원이나 이는 공소장을 통해 확인한 금액은 아니다”라며 “회사와의 관련성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테크놀로지그룹도 조현식 부회장의 기소에 대해 “진행되는 제반 과정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향후 진행사항 및 확정사실 등이 있을 경우 지체 없이 관련사항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국내 타이어업계 1위의 한국타이어는 최근 수년간에 걸쳐 3세 승계 작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 한국타이어의 3세 후계구도는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사장이 각각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구 한국타이어)를 맡고 있다.

또 조현범 사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서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다.

3세 승계를 위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조양래 회장이 이사직을 내려놓고, 사명까지 변경해 승계 마무리 단계인 지분승계만 남아 있던 상황이다.

하지만 구속된 조현범 사장의 경우 당장 복귀 시점을 예상하기 힘들고 기소 된 내용처럼 5억원 이상 혐의가 인정될 경우 복귀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또 조현식 부회장도 현재까지 알려진 범죄 혐의 규모가 1억원 수준이지만, 3세 경영 마무리 단계에서 도덕성에 흠집이 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및 오너일가 전반에 대한 추가 혐의가 더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세청은 지난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진행하다 범죄 혐의를 포착하고 범칙조사로 전환했고, 이후 국세청의 고발에 의해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고발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조 대표의 개인비리 혐의를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 등의 논란도 끊이지 않았던 만큼,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조양래 전 한국타이어 회장의 둘째 아들인 조 대표는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지난해 한국타이어 대표에 선임됐으며 200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씨와 결혼했다. 조 부회장은 조 전 회장의 장남으로 조 대표와 공동으로 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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