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계약직 직원 1만6000명, 기본급 81만2000원에 불과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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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이마트 노동자들이 최근 ‘못난이 감자’ 구매로 주목받고 있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에게 “감자 제값 챙기기 전 노동의 정당한 대가(代價)부터 챙겨달라”며 직원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이마트노조)는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 부회장은 강원도에서 팔지 못한 감자 30톤을 처분해 달라는 한 유명 방송인의 제안을 통 크게 수락하며 키다리아저씨와 같은 미담을 남겼다”며 “그러나 미담을 보며 함께 미소짓지 못하고 분통을 터뜨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1만600명의 직원들”이라고 지적했다.

이마트 노조는 ”이마트에서 십수년간 일해 온 이들의 2019년 현재 기본급은 81만2000원으로 각종 수당을 합해야 최저임금 언저리의 임금을 받고 여전히 저임금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다”며 “이마트가 각종 수당으로 꼼수 임금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상여금 등의 급여를 조금이라도 더 적게 주기 위한 것”이라며 임금체계 등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현재 이마트에는 약 1만6000명의 무기계약직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매장에서 노란 유니폼을 입고 계산과 진열, 판매를 담당하는 4~50대 이상의 대다수 여성노동자들이 대다수다.

이마트노조는 “병가를 사용하면 기본급을 받게 되는데, 81만원으로는 한 달을 버틸 수가 없어 다수의 이마트 근로자들은 아파도 그냥 참고 일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이어 “이마트는 2016년 사원들이 병가를 악용해 사용한다며 일방적으로 지정병원을 정하고 그곳의 진단서만 병가를 인정하는 제도로 변경했다”며 “아파서 병가를 사용하는 자기 회사 직원들이 꾀병을 부려 악용했다는 주장이다”라고 전했다.

또 “십수년간 인상된 기본급이 81만원 이라는 것도 기막히고, 일하다 골병든 것도 서러운데 꾀병 부려 악용하는 직원으로 찍힐까 걱정하고 결국 아파도 참고 참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원들이 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마트노조는 최근 몇년 동안 이마트에서는 상시인력인 무기계약직 사원을 신규출점 점포 외에는 거의 충원하지 않아서 현장에서 체감하는 노동강도는 상당히 강화되고 있으며, 일거리는 늘어나고 인력은 감소되는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돼 노동 강도는 강화됐지만 아파도 쉴 수 없는 근로조건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마트노조는 지난 9월 이마트 사원 15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를 통해 최근 1년간 업무관련 질환으로 병원진료를 받았냐는 질문에 71%가 있다고 대답했지만, 최근 1년간 병가를 사용한 직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82% 사원이 사용한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창고에서 썩어갈 수 밖에 없는 못난이 감자의 운명을 안타까워하는 유명 방송인의 전화 한 통화에 통 크게 그 제안을 수락한 회사의 오너는 감자 제값 챙기기 전에 자신들의 직원, 기본급 81만원 받는 1만6000 직원들의 정당한 노동의 대가부터 챙겨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는 기본급 정상화 관철을 위해 오는 17일부터 성수에 위치한 이마트 본사에서 피켓시위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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