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1.40%로 10대 제약사 중 최하위
비만치료 하나만 남은 신약 라인업…치매 신약 공중분해

광동제약 최성원 부회장ⓒ광동제약
광동제약 최성원 부회장ⓒ광동제약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광동제약이 업계 최저 수준의 연구개발 투자와 부진한 신약 개발 사업에 ‘무늬만 제약사’라는 오명을 쉽게 벗지 못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가 작년보다 46.15% 증가했다. 국내 10대 제약사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투자액만 놓고 보면 76억원으로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40%에 불과하다. 지난 2018년 1%보다 0.40포인트 늘었지만 전년에 이어 10대 제약사 중 꼴찌를 면치 못했다.

국내 10대 제약사 3분기 매출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평균 9.78%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자체 신약개발 라인업도 빈약하다. 광동제약이 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파이프라인은 치매 천연물신약 ‘KD501’, 위염 개량신약 ‘KDM1001’, 비만 신약 ‘KD101’, 비타민D 결핍 치료제 ‘KDBON-302’, 과민성 방광 신약 ‘타라페나신ER’ 정도다.

이 중 지난 2016년 연구과제 성과가 마무리된 KDBON-302과 KDM1001과 제품 개발이 보류된 K501과 타라페나신ER를 제외하면 자체 신약 개발이 추진 중인 것은 비만 신약인 ‘KD101’ 뿐이다. 현재 광동제약은 유일한 자체 신약인 비만 치료제 ‘KD101’ 개발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통풍 치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지만 치료제가 아닌 대체 건강기능식품이다.

개발이 잠정 보류됐던 치매치료제 ‘KD501’의 경우 관련 특허가 양도되고 개발 시험 또한 다른 곳의 자금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발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KD501’ 관련 특허인 ‘현삼 추출물 및 아미노산 조합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인지기능 장애 관련 질환의 예방 및 치료용 조성물’ 등 2건의 권리는 이미 지난 2017년 9월 양도됐다.

특허를 양도받은 이는 안주훈 경남제약 대표다. 광동제약 의약품개발본부 전무로 근무했던 안 대표는 특허를 양도받은 후 지난 2018년 4월 광동제약을 퇴사했다.

특허 양도 과정이나 향후 개발 계획 등에 대해서도 확인된 게 없다. 광동제약이나 특허를 양도받은 안 대표, 경남제약 측에 ‘KD501’ 개발과 관련해 수차례 문의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또 ‘KD501’는 건간깅능식품으로서의 안전성과 기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인체적용시험을 받고 있다. 이 또한 전남대학교의 연구비를 통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광동제약이 신약 개발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광동제약은 오랬동안 자체개발 보다 외부위탁 개발에 집중해왔다. 광동제약이 허가받은 전문의약품은 총 261개다. 이중 임상시험과 생동시험 건수는 지난 2006년 이후 24건에 불과하다.

광동제약은 자체 신약개발 보다는 외부위탁 개발이나 글로벌 신약 도입 등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6월 ‘여성용 비아그라’로 불리는 폐경기 여성 성욕장애 치료제 바이리시(성분명 브레멜라노타이드)에 대한 독점 판권을 따내 현재 국내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이 이미 개발된 신약을 도입할 경우 투자위험이 높지 않고 매출을 손쉽게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독자 기술이 아닌 만큼 이익률이 높지 않고 계약 상황에 따라 판매 기간도 제한된다.

더욱이 바이리시의 경우 미국 내에서도 여성용 비아그라를 둘러싼 윤리문제, 안전성과 효능 논란 등이 일어나고 있어 바이리시의 국내 허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낙관하기 힘들다.

빈약한 제약 부문을 매우며 광동제약 실적을 이끌었던 음료시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삼다수를 포함한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 사업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약 60%로 추정된다. 하지만 주력 음료 제품의 매출 정체로 수익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생수시장 부동의 1위였던 제주삼다수는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등 유통업체들도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차 점유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닐슨에 따르면 삼다수의 지난해 연간 점유율은 39.8%로 전년 41.5% 대비 하락했다. 지난 200년대 후반 50%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했던 때와 상황이 달라졌다.

한편, 본지는 광동제약에 신약 개발 현황과 삼다수 등 경쟁력 제고 방안 등 현안에 대해 질의했지만 입장을 들을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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