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맥심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사진출처 = 맥심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연말이 되면 가장 잘 팔리는 상품 중 하나는 다이어리입니다. 일정과 해야 할 일들을 기록하고 새해의 다짐을 기록하기도 합니다. 다이어리 구매는 새해를 맞이하면서 거치는 하나의 관문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잡지사에서 출시한 다이어리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바로 남성잡지사 맥심코리아에서 내놓은 ‘브라 후크 다이어리’입니다.

맥심코리아는 ‘약빨고 만든 신년 다이어리. 똑딱이(단추) 대신 브라끈과 후크를 달았다“라며 ”한 손으로 능숙하게 브라 후크를 푸는 그날까지 맹연습할 수 있는 세심한 배려를 담았다“고 제품을 소개했습니다.

실제로 맥심코리아가 출시한 다이어리는 레이스 패턴의 인조가죽에 브래지어 후크가 달려 있어 란제리를 연상시킵니다. 다이어리 구매 페이지에는 사진과 함께 ‘그녀(?)의 등 뒤로 자연스럽게 손을 넣는다’, 엄지와 검지를 이용한 올바른 그립과 해체법‘이라는 등의 설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또 “막상 해보면 흔한 다이어리 똑딱이에 비해 쉽지 않다는 걸 느낄 거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연습해야 한다”며 “익숙해지면 후크에 손만 대도 브라가 풀리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제품이 출시되자 일각에서는 “참신한 아이디어”라거나 “들고 다니긴 부담스럽지만 갖고 싶다”라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상품 설명이 지나치게 선정적이다”라거나 성상품화라는 등 시대에 역행한다는 지적과 함께 부정적인 평가가 줄을 이었습니다.

해당 다이어리 판매를 진행한 한 소셜커머스는 이 같은 비난이 일자 제품 구매 페이지를 삭제했으며 현재는 맥심코리아 홈페이지에서만 판매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맥심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사진출처 = 맥심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맥심코리아는 여성 모델의 화보를 싣는 잡지 ‘MAXIM(맥심)'을 출판하는 회사입니다. 맥심에는 여성 모델들의 수영복, 속옷 차림의 화보가 담겨 있으며 주 구독층은 남성입니다. 때문에 “남성잡지에서 출시한 것인데 왜 문제가 되느냐”는 등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맥심코리아는 지난 2015년 9월호에서 범죄현장을 화보로 연출해 “성범죄를 성적 판타지로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맥심 2015년 9월호 표지에는 자동차 트렁크 문 사이로 여성의 다리가 보이고, 그 앞에는 남성이 담배를 피우며 서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리고 “진짜 나쁜 남자는 바로 이런 거다. 좋아 죽겠지?”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습니다.

당시 많은 비판이 있었으나 맥심코리아는 “흉악범죄를 누와르 영화적으로 연출한 것은 맞으나 성범죄적 요소는 화보 어디에도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성폭력 문제가 심각한데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등 해외 언론의 비판이 이어지고 미국의 맥심 본사가 ‘우리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We condemn it in the strongest terms)’는 입장을 내놓자 "2015년 9월호 뒷면과 해당 기사란에 부적절한 사진과 문구를 싣는 실수를 범했다“며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소비자의 비판에도 꿈쩍 않던 맥심코리아가 본사의 입장발표에 꼬리를 내리고 수습에 나선 것입니다.

이밖에도 맥심코리아는 아동 성노예 게임 리뷰, 필리핀 성매매 르포, 불법촬영을 통한 카메라 성능 비교 등 선정적 기사를 담아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또 앞서 2012년 2월호에 실린 ‘작업의 화룡점정’이라는 제목의 화보에서는 남성들이 여성을 불법촬영하거나 술에 약을 타고 있는 장면이 담겨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흔히 맥심을 성인잡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전체이용가입니다. 성인잡지에 실려도 문제가 될 내용들이 전체이용가 잡지에 담겨있는 것입니다.

이번 다이어리 판매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은 ‘시대에 뒤처진 역겨운 발상’이라는 비판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높은 성인지 감수성이 요구되는 이 시대에 맥심코리아의 행보는 너무 뒤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상품화를 일삼는 맥심에 대해 전체이용가 등급이 유지돼야 하는지도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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