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2020년 1월부터 모두 5G 무제한 요금제 편성
참여연대 “무제한 아닌 필요한 만큼 데이터 쓸 수 있어야”

ⓒ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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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잇달아 5G 무제한 요금제 출시하며 소비자 혜택 확대에 나섰지만 시민사회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통사들이 애초에 실제 사용량에 비해 과도한 데이터를 포함한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는 만큼 무제한 서비스 보다는 중저가 요금제 편성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30일 SK텔레콤에 따르면 그동안 한시적으로 제공해왔던 ‘데이터 완전 무제한’ 등의 혜택이 오는 1월 1일부터 정규 요금제에 포함된다. SK텔레콤은 5G 상용화 당시 정해진 데이터가 소진되면 속도제한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했다가 업계에 무제한 경쟁이 불며 올 연말까지 프로모션 성격으로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해왔다. 

앞서 KT는 지난 4월부터 업계 최초로 5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해 빠르게 가입자 수를 늘려 나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뒤늦게 뛰어들어 지난 6월 30일까지 한정으로 무제한 데이터 가입 프로모션을 진행했지만 연말까지 연장한 이후, 내년을 기점으로 정식 요금제 편성을 예고한 상태다. LG유플러스 역시 SK텔레콤보다 하루 앞선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무제한 요금제 도입을 공식화 했다. 

이통사들의 5G 요금제 개편은 업계 내에서의 경쟁은 물론, LTE 서비스 대비 높은 요금제 편성으로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던 5G 서비스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민단체에서는 실효성이 낮은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 대신 소비자의 실제 이용수준에 맞는 중저가 요금제가 출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5G 가입자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에 비해 이동통신사들이 과도한 데이터량을 요금제에 포함하고 있는 만큼 적절한 데이터와 그에 맞는 요금제 편성을 통해 부당한 요금을 지불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 민생팀 김주호 팀장은 “지금 5G 소비자들의 데이터 평균 사용량은 25GB 내외에 불과하다. 7만5000원에 150GB가 제공되는데 요금제의 1/5도 못쓰면서 7만원 이상의 엄청난 요금을 내고 있는 것”이라며 “요금제를 불필요하게 높이는 것보다는 오히려 4만원, 5만원 대의 중저가 요금제를 많이 편성해서 소비자들이 필요한 만큼 데이터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5G 서비스라는 게 그렇게 많은 데이터를 소모할 것인 가에도 의문이 있다. 저희가 보기에는 최소 3~4년간은 무제한 요금제를 쓸 만큼 콘텐츠가 있겠는가 싶다. 그런 서비스가 나오면 그때 무제한 서비스를 출시하면 될 일”이라며 “2G, 3G, LTE든 처음에는 데이터 제공량이 낮은 구간에서 서비스가 제공되다가 점점 사용량을 늘려가는 방식으로 해왔다. 굳이 5G에서만 왜 반대로 요금제 구성이 되는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또 “전문가들은 5G 전파 특성상 LTE 대비 3~4배 정도의 기지국이 더 필요하다고 얘길 하는데 아직 LTE의 1/4도 안 되는 수준이다. 월 7만원 이상 대부분 9만원 대에 이르는 비싼 요금제를 내면서도 사실상 5G서비스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희는 불완전판매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참여연대는 이통사들의 5G 불완전판매 의혹과 관련해서도 지난 12일 시민 7명과 함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신청을 접수했으며 오는 1월 10일까지 추가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5G 이동통신서비스는 LTE 대비 7%인 6만개의 기지국만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이용자의 불편이 예상됐다. 연내 23만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9월 기준 기지국 숫자는 9만개에 불과했고 현재까지도 목표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동통신3사와 과기부는 이러한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음에도 특별한 대책 없이 인가를 강행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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