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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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새해 첫날부터 협력업체 직원의 갑질해고 논란에 휩싸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선 LG디스플레이가 올해 협력업체 직원들이 수행하던 업무에 자사직원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해당 업무를 하던 협력업체 직원들이 설 직전 대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파주LGD의 협력업체 직원에 대한 갑질해고 근절을 청원합니다”라는 재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저희는 LG디스플레이 내 CR(clean room)에서 수년간 같은 일을 하는 물류3팀의 A조, B조, C조 총 50여명의 협력업체 근로자”라며 “2019년 12월 6일 회의실에서 A조원들은 반장에게서 새해 1월 25일자 해고를 구두로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25일은 설날 당일이다.

이어 “협력업체 삼구아이앤씨 업무를 자사인원이 넘겨받는다고 협력업체 직원 물류3팀 A, B, C조 모두를 해고 한다고 했다”며 “생산라인이 없어지지 않고 생산도 그대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자사직원의 업무 배치를 위해 협력사 직원에 대한 강제 해고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협력업체는 대략 3년 정도의 주기로 회사이름만 바뀌고 담당 업무와 연차 등은 그대로 승계돼 왔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소속만 다를 뿐 원청 직원과 동일한 업무를 해 왔다는 것이다. 청원글에 언급된 삼구아이앤씨는 생산제조도급 및 건물시설종합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종합 아웃소싱 전문업체다.

또 이들은 사실상 LG디스플레이 소속 직원과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음에도 급여 등 차별을 받아왔다고 토로했다.

협력업체 직원들은 “십수여년간 같은 생산라인에 생산계획표와 업무 지시상 계획에 따라 LG디스플레이 소속 직원과 라인일을 나누어 해 왔음에도 저임금을 강요받아왔고 성과급 또한 LG디스플레이 직원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을 받아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해고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위로했지만 엄동설한에 기습적으로 해고하면서 아무 대책도 없다”며 “자사직원의 협력업체 일터의 강탈을 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LG디스플레이는 장기화된 실적악화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생산직은 물론 사무직을 대상으로 2차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한편 임원 25% 감축을 발표하는 등 대대적인 인력감축 행보를 이어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에만 9월말부터 진행한 희망퇴직으로 25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게 됐다.

LG디스플레이 희망퇴직자에게는 위로지원금을 포함한 36개월 치의 고정급여가 제공된다. 이와함께 LG디스플레이는 퇴직자들의 생활 안정화와 재취업을 돕기 위해 자방자치단체들과도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희망퇴직자가 받게 되는 위로금만 1인당 약 7000만~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번에 해고되는 협력업체 직원들에게는 퇴직위로금이 지급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적어도 해고 시 LG디스플레이에 준하는 위로금을 지급해 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LG디스플레이 측은 일부 업무에 자사 직원을 배치했지만 해고 등 인사조치는 협력업체 소관이라며 선을 그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경영환경 악화로 지난해부터 희망퇴직 등을 통해 경영환경 개선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효율적 인력 운영에 한계가 있어, 협력업체와 협의해 일부 업무에 자사 직원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고 등 인사문제는 협력업체 관할로 우리가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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