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환 박사의 국가생존전략 23편

▲ 이경환 박사
-글로벌스마트인공지능연구소 대표
-인하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 명예교수

의지는 특정의 방향이나 목적으로 나아가기 위해 자신을 조직화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면 국가 대표 야구선수가 되고자 하는 의지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깨닫게 하고 목적을 설정하게 해 그 동기를 만들어낸다. 뿐만 아니라 이런 의지는 개인의 생리적, 심리적 및 정신적 요소를 조직화해 국가대표 야구선수로 나아가게 하는 능력을 만들어 낸다. 따라서 의지는 행동의 방향이나 목적을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능력을 만들어 낸다고 할 수 있다.

독일 출신의 미국 심리학자 에릭슨(Erickson)은 그의 저서 <어린 시절과 사회>에서 자아 정체성은 개인으로 하여금 욕구, 내적 충동 및 외적 압력, 유혹이나 도덕적 제약들을 자기다운 독특한 방식으로 조정 및 통합하게 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아 정체성은 자신의 고유한 동일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자각을 만들어내고, 동일성 유지를 위한 의식적, 무의식적 노력을 하게 한다. 즉, 자아 정체성은 자신의 본질을 지속적으로 깨닫게 하고 이것을 구현하기 위한 주도적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의지는 개인의 자아 정체성에 관계한다. 

지난 칼럼에서 자아 또는 자아 정체성은 개인적 및 사회적 자아 정체성으로 구성되며, 이들은 선천적인 자아실현 경향성과 후천적인 학습을 기반으로 형성된다고 했다. 아울러 개인적 자아 정체성은 개인의 이상적인 삶으로, 사회적 자아 정체성은 개인의 실제적 삶으로 이끌어 낸다고 했다. 개인의 의지는 이러한 개인적 및 사회적 자아의 관계에 따라 자아실현 자유의지, 성취 지향적 자유의지, 자아실현 학습의지 및 잠재적 학습의지 형성의 기반이 된다.

<표1> 의지유형과 행동특성

자아실현 자유의지는 개인적 및 사회적 자아간의 일관성이 높고 개인적 자아의 영향력이 클 경우 형성되며 완전자아실현으로 이끈다. 성취 지향적 자유의지는 개인적 및 사회적 자아간의 일관성이 낮고, 개인적 자아가 사회적 자아보다 영향력이 클 때 형성되며, 개인적 자아실현으로 이끈다. 자아실현 학습의지는 개인적 및 사회적 자아간의 일관성이 낮고 사회적 자아가 개인적 자아보다 영향력이 클 때 형성되며 사회적 자아실현으로 이끈다. 잠재된 학습의지는 개인적 자아와 사회적 자아의 정체성이 모두 낮을 경우 흔히 형성된다. <표1>은 의지유형과 행동특성을 보인다. 

의지는 개인의 미래 행동방향을 의미한다. 따라서 미래의 개인적 및 사회적 위상은 개인의 의지유형에 크게 의존한다. <그림1>은 인천 중학생 603명의 의지유형 분포를 조사한 자료다. 조사 결과 자아실현 자유의지에는 53명(31%), 성취 지향적 자유의지에 94명(16%), 자아실현 학습의지에 101명(17%), 잠재된 학습의지에는 19명(36%)이 분포돼 있다.         

표준수확 의지분포는 자아실현 자유의지가 30%, 성취 지향적 자유의지와 자아실현 학습의지는 50%, 잠재적 학습의지는 20%로 분포한다. 학생들의 의지분포가 표준수확 의지분포에 접근할 경우 이들의 학업능력이나 사회적 성취는 글로벌 평균이상이다. 그러나 인천의 중학생 603명의 의지분포는 31%-33%-36% 순으로 표준수확 의지분포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림1> 인천 중학생의 의지분포
ⓒ GSAI(2018) 중학생 의지조사

<그림1>의 의지분포를 우리나라 학생들의 의지분포로 일반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이들의 의지는 글로벌 수준에 미흡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림1>의 의지분포는 지난 칼럼에서 지적한 2019년 세계인재보고서의 내용, 즉 63개 국가 중 우리나라는 총점에서 33등, 인재육성 투자에서 19등, 인재들의 인적역량에서 34등, 인재들의 매력도에서 41등을 차지했다는 내용에서 일관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아실현 자유의지를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나 성장과정에서 파워의 비합리적 조건에 지배될수록 자아실현 자유의지는 성취 지향적 자유의지, 자아실현 학습의지 또는 잠재적 학습의지로 나타난다. 흔히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자아실현 자유의지에 속한 사람은 상류층을, 성취 지향적 자유의지와 자아실현 학습의지에 속한 사람은 중류층을, 잠재적 학습의지에 속한 사람은 서민층을 형성한다. 

국가의 구성원들의 의지가 표준수확 의지분포에 접근할수록 국가는 완전기능국가나 완전기능경제로 나아간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사회적 또는 경제적 측면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중학생들의 의지분포(31%-33%-36%)는 잠재적 학습의지에 치우치고 있어 이것은 국가의 미래 지향적 균형발전이나 완전기능국가 구현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의 균형발전이나 완전기능국가 구현을 위해 학생들의 자아실현 자유의지의 회복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도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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