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에 대한 비정규직 노동자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
비정규직 노동자 10명 중 8명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에 대해 ‘불만’ 느껴…“잘못하고 있다”
“현장노동자들 안전, 여전히 위험한 상황…나와 내 가족, 친구가 제2의 김용균 될 수 있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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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진수 인턴기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 정부 노동정책에 싸늘한 평가를 내렸다.

비정규직 단체인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하 비정규직 이제그만)은 1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새해를 맞아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7일간 비정규직 노동자 12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에 대해 76.7%가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3.3%에 그쳤다.

직장생활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가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74%가 직장생활 전반에 ‘불만족스럽다’고 답했으며, 반면 ‘만족스럽다’는 응답은 26.0%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회사로부터 느끼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저임금(34.4%)과 고용불안(28.2%)을 꼽았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변화에 대한 질문에는 ‘괴롭힘이 줄지 않았다’는 응답이 51.5%로, 절반 이상이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이른바 ‘김용균법’ 시행 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는 응답도 73.4%로 높게 나타났다.

지난 7일 문재인 정부는 신년사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반칙과 특권을 청산하는 한편 불평등과 양극화를 극복하고자 흔들림 없이 노력해왔다”며 “노동존중사회로 한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다수가 여전히 한국사회가 불평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응답자의 92.5%가 한국 사회를 ‘불평등한 사회’라고 평가했고, ‘평등한 사회’라고 느낀 응답자는 7.5%에 불과했다. 불평등 심화 원인으로는 정부(41.6%)와 재벌(32.9%)을 지적했다. 불평등 개선을 기대하지 않는 응답자도 69.7%에 달했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 발언 ⓒ투데이신문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 발언 ⓒ투데이신문

이날 홍준표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지부 지부장은 “촛불혁명 주체가 문재인 정부를 만들었다”며 ”문재인 정부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화, 노동존중의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기대와 희망을 저버렸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는 “몹시 안타깝다”며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김용균씨 사망 이후) 현장노동자들의 안전은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다”라고 정부에 비판적 태도를 밝혔다.

이 간사는 “아직도 현장노동자들은 김용균 노동자처럼 2인 1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제 2의, 3의 김용균은 ‘나의 가족’, ‘친구’, ‘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정규직 이제그만은 다음달 8일 광화문 광장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구호 아래 2차 촛불 행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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