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푸드, 아물지 않은 ‘경영실패’의 상처…책임자들 떠난 후 고통 떠안은 점주들
스킨푸드, 아물지 않은 ‘경영실패’의 상처…책임자들 떠난 후 고통 떠안은 점주들
  • 박주환 기자
  • 승인 2020.01.16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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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제기된 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
물품 공급난으로 이어지며 매장 상황 악화
조윤호 대표, 횡령 및 배임 혐의로 피소
매각 성사됐지만 손배소송 등 갈등 여전
일선 매장 운영 안정화도 시일 필요할 듯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국내 화장품 로드숍의 신화 스킨푸드가 경영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모펀드에 넘어간 지 4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전현직 가맹점주들은 여전히 조 전 대표의 경영실패로 경제활동의 기회 박탈당했고 생계의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호소한다. 

최근에는 점주들이 영업피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승소했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항소장을 접수했다. 또 지난해 1월 접수된 조윤호 전 대표에 대한 횡령 및 배임 소송은 오는 21일 공판을 앞두고 있다. 점주들은 공판 결과에 따라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거점 매장에서는 경영 정상화 준비작업에 들어간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스킨푸드의 몰락

스킨푸드의 위기는 2015년부터 본격화 됐다. 그해 스킨푸드는 1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후 영업손실은 2016년 52억원, 2017년 98억원, 2018년 197억원으로 치솟았다. 2018년 경 스킨푸드의 감사보고서에는 “기업의 상황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명기됐다. 

경영악화의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들에게로 이어졌다. 점주들은 2018년 초부터 제대로 된 제품 공급을 받지 못했다. 본사의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물품 공급이 사실상 중단되니 손님이 와도 팔 물건이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외국 관광객들은 물론 충성고객들의 발길도 끊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2017년 560여곳에 이르던 스킨푸드 매장은 경영위기를 거치며 100곳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일부 점주들은 진열대의 구색을 맞추기 위해 다른 제조사의 물건을 들여다 놓기도 했고 스킨푸드도 이를 문제 삼지 않을 정도였다. 서울 지역에서 매장을 운영했던 한 점주는 “물품 공급이 안 되다 보니까 옆 매장과 비교가 되고, 매달 지나면 지날수록 매출이 뚝뚝 떨어지는 게 보였다. 많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결국 스킨푸드는 2018년 10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당시 조윤호 대표는 기업회생 전까지만 해도 외부 투자 등을 통한 회생 가능성을 강조했지만 끝내 스스로 자생하기는 어렵다고 판단 내렸다. 2000년대 초반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로 시장에 진출, 한때 동종업계 로드숍 매출 3위까지 올라갔던 스킨푸드의 활약은 10여년 만에 막을 내렸다. 

이듬해 조 대표는 채권자협의회에서 매각계획을 공식화 했고 스킨푸드와 자회사인 아이피어리스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매입에 나선 곳은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로 알려진 파인트리파트너스였다. 인수대금은 스킨푸드 1776억원, 아이피어리스 224억원으로 총 2000억원이 제시됐으며 같은해 6월 본계약을 체결하며 사실상 인수합병(M&A)이 결정됐다. 

회생법원은 당시 “M&A 본계약 체결을 통해 기업의 재기를 위한 기본 토대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채권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채권자들의 동의를 받아 회생계획 인가결정을 받는다면 인수대금으로 회생채권 등을 조기변제한 후 신속한 조기종결 결정으로 정상적인 기업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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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숍의 신화는 왜 무너졌나

스킨푸드의 몰락에는 여러 가지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대표적으로는 국내 시장 경쟁 심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처로 내려진 한한령, 온라인 유통채널 성장, 헬스앤뷰티(H&B)스토어의 성장 등이 손에 꼽혔다. 

특히 H&B의 성장은 화장품 유통시장을 재편하면서 스킨푸드 같은 브랜드 로드숍은 빠르게 시장을 빼앗겼다. H&B 업계 1위인 올리브영의 경우 2014년 전국 400여개이던 매장수가 2018년들어 1000개를 넘어서기도 했다. H&B는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한곳에서 비교해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모았다.

사드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다. 사드 도입에 따른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는 이른바 K뷰티 시장에 큰 타격을 줬고 당연히 스킨푸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서울 지역에서 매장을 운영했던 한 점주는 “외국인이 주요 고객이라 매달 매출이 뚝뚝 떨어지는 게 눈에 보였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상당수의 점주들은 경영위기의 원흉으로 조 전 대표를 지목한다. 지속적인 경영악화에도 외부의 투자를 빌미로 점주들을 현혹하고 개인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했다는 것이다. 

점주를 비롯한 채권자들은 지난해 1월 조 전 대표가 회삿돈으로 운영되는 온라인 쇼핑몰 수익을 개인 계좌로 빼돌리고, 부당이득 53억원을 챙기는 등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가 있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밖에도 조 전 대표가 잇단 적자경영에도 불구하고 매년 약 46억원의 급여를 지급받았다는 사실이 스킨푸드 채권자협의회 자료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방만경영 논란이 확대됐다. 자료를 작성한 스킨푸드에서도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은 것인 기업의 회생절차에 간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취지의 내용을 명기해 보고했다. 

이에 따라 조 전 대표는 현재 구속된 이후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조 전 대표를 구속기소하고 법원은 지난해 11월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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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남아있는 경영실패의 상처

사모펀드의 인수 이후 스킨푸드 점주들은 경영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납품업체들과의 신뢰를 회복하고 과거 인기를 끌었던 상품과 신제품 등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다시 성장세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년에 걸쳐 입은 점주들의 상처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피해를 입었던 수입을 보전하고 안정적인 매출 궤도에 올라서기에는 물품 공급 정상화 등 여전히 본사가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은 상황이다. 

특히 대다수의 점주들은 조 전 대표를 비롯한 전 임원들의 횡령 및 배임 혐의가 응당한 처벌을 받기를 원하고 있다. 조 전 대표가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오면서도 일언반구 없이 기업회생을 신청했던 것에 배신감을 느낀 점주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몇몇 점주들은 2018년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지금도 이어오며 생계유지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점주 4명은 지난 2018년 8월 스킨푸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 내용은 물품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발생한 매출 하락을 골자로 했다. 

점주 A씨는 영업피해 금액 2억원을 비롯해 위약금 부존재 소송 등을 접수했는데 대표의 횡령‧배임 등의 행위에 따른 징벌적 손해배상을 고려해 3배수로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법원은 지난해 12월 1심에서 스킨푸드 측의 과실을 인정해 점주들의 손을 들어줬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점주들은 올해 1월 2일 항소장을 접수한 상황이다. 

A씨는 “저 같은 경우는 매장을 스스로 접은 게 아니라 물품공급 문제와 경영악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만둬야 했다. 거의 쫓겨나듯 가게를 접어야만 했던 것”이라며 “경제활동의 기회도 잃고 생계유지도 어려운데, 스킨푸드는 피해를 준 점주들을 외면하고 소송자들에 대한 협의 의지도 없어 더 힘들게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협의회 자료에 나왔던 것처럼 생산량이 늘고 회생이 가능했다면 점주들도 더 기다려줬을 텐데 물건을 생산하면 본인 온라인몰에 팔고 따로 유통해 자기 주머니를 채웠으니 점주들이 나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꼬집었다. 

물품 공급이 일부 재개되고 있는 매장 ⓒ투데이신문
물품 공급이 일부 재개되고 있는 매장 ⓒ투데이신문

이밖에 아직 매장을 운영하며 가맹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점주들도 녹록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거점 매장에서는 물량공급과 고객방문 면에서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들렸지만 여전히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A씨는 이와 관련해서도 “점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직까지도 물품이 옛날처럼 공급되지 않고 있다.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물건이 안 나오니 죽겠다는 목소리도 많다”라며 “물량을 채울 생각도 없어 보인다. 거점 매장만 쥐고 가고 나머지는 해외 유통이나 온라인 사업으로 진행하겠다고 방향을 설정한 상황이라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분들이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들은 본사의 M&A로 인해 회사의 주인이 바뀐 만큼 가맹계약해지를 요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M&A 전에 가맹계약 해지 위약금 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던 점주들은 불확정 채권으로 분류돼 소송에서도 유리한 판결을 받아냈지만 아직 운영 중인 점주들은 위약금을 지불해야할 가능성이 높아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몇몇 거점 점주들은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 걸 어느 정도 체감하고 있다며 좀 더 기다려고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점주 B씨는 “한창 힘들 때는 물건이 없어 타사 물건을 들여놓고 판매하고, 본사도 이를 눈감아주기도 했지만 요즘은 물량 공급이 원활해진 것을 체감한다”라며 “본사에서 1월부터는 신제품 개발과 용기 교체 등을 언급했던 만큼 2~3개월은 두고 보자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스킨푸드는 이와 관련 현재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이라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 브랜드 경영도 다시 시작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인 만큼 답변이 미흡한 부분은 양해를 부탁한다”라며 “현재 경영 정상화가 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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