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국내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에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가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7일 열린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렸다. 한은은 국내 경지 부진이 지속되고 낮은 물가상승률에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커지면서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10월 1.25%로 0.25%포인트씩 낮췄다.

하지만 글로벌 수출 경기 악화를 가져왔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해소 기미를 보이며 올해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당장 금리인하를 서두르기 보단 경기 흐름을 더 지켜보겠다는 점도 금리동결 결정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 간담회에서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으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고 있는 만큼 향후 경기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리스크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리동결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공조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집값 안정화에 금리인하가 방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금리가 주택 가격에 분명히 영향을 주지만 주택 가격이 결정되는 데 있어 금리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 외에 여러 가지 요인이 같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현재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상충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부 정책을 공조하기 위한 결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당분간 금리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가 점차 완화되고, 정부의 부동산 시장 억제 의지로 금통위의 금융안정 의지도 높아졌다”며 “성장전망 경로상 추가 악화가 아니라면 한은의 연내 금리동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