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용량에도 스페셜패키지는 2만9000원 비싸
경남제약 “좋은 포장재 사용하고 인건비 더 들어가”
YMCA 시민중계실, 소비자 기만 오인 소지 있어

9만9000원에 판매되는 레모나 스페셜 패키지 ⓒ레모나프렌즈몰 캡처
9만9000원에 판매되는 레모나 스페셜 패키지 ⓒ레모나프렌즈몰 캡처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하 BTS)’을 새 모델로 기용한 경남제약 레모나가 꼼수마케팅 논란에 휩싸였다. 9만9000원짜리 스페셜 패키지 제품을 같은 용량의 제품 가격보다 30%나 높은 가격에 판매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레모나 일부 제품 또한 모델의 사진이 가려져 있어, 원하는 멤버의 제품을 사려는 고객에게 사실상 사행성 판매에 나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자사에서 운영하는 프렌즈몰에서 BTS를 모델로 한 레모나 산 스페셜 패키지를 240포에 9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물량이 달릴 정도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문제는 같은 몰에서 판매하는 120포 제품은 3만5000원으로 스페셜 패키지와 같은 용량인 240포를 구매 시 7만원에 살 수 있다는 점이다. 동일 제품, 동일 용량이지만 2만9000원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BTS 스페셜패키지, 용량·성분 같은데 가격은 더 비싸

그러나 소비자들은 사실상 동일한 제품임에도 BTS를 모델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3만원에 가까운 돈을 더 받는 것은 과하다는 입장이다. 누리꾼들은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를 통해 책정된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글들을 게시하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를 통해 “경남제약 경영난 어쩌고 하더니 이것들이 돈독이 올랐나, 정도를 모르네”라며 “합리적인 가격 모르냐. 팬들을 무슨 일단 돈쓰고 보는 바보로 아나. 난 안 산다. 이 참에 레모나 확 불매할까 하는 생각마저 듬”이라며 분노했다. 

또 다른 누리꾼 또한 “해도 너무하다 진짜ㅋ 다신 안 사ㅋ 산 것도 반품하고 싶다. 진짜 가격이 홍삼보다 비싼 거 실화?”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이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 A씨는 본지에 “방탄소년단의 팬이어서 스페셜 패키지를 2개 샀지만 가격은 너무 비싼 것 같다”라며 “상자에 넣었을 뿐인데 3만원 가까이 차이 나는 것은 심하고 나름 제약회사인데 너무 상술이 심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한 통당 3만5000원인 제품의 모델 공개를 하지 않아 원하는 멤버가 나올 때까지 사게 만드는 판매형태가 사행성을 띤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120포 제품의 경우 모델이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밀봉 포장돼 판매된다. 그래서 원하는 멤버가 인쇄된 제품을 사려는 팬들은 몇 개씩이고 구매해 이른바 요행을 노려야 한다.

그러나 스페셜 패키지는 7명의 BTS 멤버들이 통마다 모두 인쇄돼 있고 나머지 한 통에는 멤버들 단체 샷이 들어있는 30개들이 8통으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이 통들은 다시 한 번 견고한 은색 박스로 포장돼 있다.

이에 실망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서울 시내 모 약국에서는 레모나 BTS패키지의 경우 절대 반품과 환불이 안 된다는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한 통당 3만5000원에 판매되는 120포 제품, 240포는 7만원이다 ⓒ레모나프렌즈몰 캡처
한 통당 3만5000원에 판매되는 120포 제품, 240포는 7만원이다 ⓒ레모나프렌즈몰 캡처

같은 제품 현저한 가격차이소비자 기만 

경남제약은 제품의 가격 차이가 고급 포장재 사용과 인건비 등에서 기인되며 폭리를 취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가격이 동일한 용량의 제품보다 높게 책정된 이유는 고급 재질의 포장재를 사용한 점과 인건비가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이다”라며 “해당 스페셜 패키지는 소장용으로 한정 출시된 제품으로, 전체 멤버를 모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는 제품이다. 다만 이 과정이 모두 사람의 손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포장 과정에서 비용이 더 든다”라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의 광고비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절대 사실이 아니며 레모나 타 제품에도 모두 방탄소년단이 인쇄돼 있다”라며 “기존(방탄소년단이 모델이 아니었던)제품에 비해 종이포장 등이 추가됐지만 소비자 가격이 같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같은 성분과 용량의 제품에 대해 유명 모델을 기용했다는 이유로 30%나 비싸게 가격을 책정한 데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YMCA 시민중계실 성수현 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스페셜패키지의 포장과 인건비를 감안하더라도 이렇게 현저한 가격차이가 난다면 소비자를 기만하는 상술로 오인할 만 하다”라며 “팬이라서 해당 제품을 사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일반 소비자가 가격 비교를 하지 못하고 우연히 패키지 제품을 비싼 가격에 살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타 마케팅에 대해 명확한 법적 제재 수단이 없지만 지나치게 차이나는 가격 책정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기업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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