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을 수상한 뮤지컬 ‘호프’ <사진제공=(사)한국뮤지컬협회>

【투데이신문 최윤영 공연 칼럼니스트】 뮤지컬 스타들의 화려한 축제가 월요일 밤을 밝혔다. 

지난 20일 오후 7시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펼쳐졌다. 뮤지컬배우 이건명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시상식에는 2019년 한 해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던 뮤지컬계 종사자들이 참석해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한국 뮤지컬을 빛낸 주역들을 함께 축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시상식은 ‘세계로 미래로 도약하는 한국 뮤지컬’이라는 올해 테마답게 축하 공연부터 매우 강렬하게 시작됐다. 해외에서도 멋진 활약을 펼친 배우들과 한국 뮤지컬의 미래를 상징하는 한세대학교 공연예술학부 학생들이 준비한 ‘라이온킹’의 넘버 'King Of Pride Rock'과 'Circle Of Life’ 무대가 이어지면서 현장 분위기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대상의 영예는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 차지했다. 대상은 전년도 400석 이상 공연장에서 공연된 창작 초연 작품 가운데 가장 우수한 작품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호프’는 현대문학 거장 요제프의 미발표 원고를 둘러싸고 30년간 이어진 이스라엘 도서관과 70대 노인 에바 호프 간 재판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은 무려 13개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 8관왕 수상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조형균(좌)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선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조형균(좌)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선영 <사진제공=(사)한국뮤지컬협회>

호프 역으로 무대에 섰던 김선영은 이날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하는 겹경사를 맞이했다. 그는 대상 수상소감에서 “호프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된 데 정말 감사드린다. 잘해서 받게 된 상이라기보다 관객들과 무대 위에서 연기한 배우들, 서포팅 해 준 스태프와 제작진들이 서로 충분한 교감을 나눴기 때문에 이 상을 주신 것 같다. ‘호프’가 또 공연될 것 같은데,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와서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좋은 위로가 되고, 항상 기쁨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남우주연상의 영예는 ‘시라노’ 조형균에게 돌아갔다. 수상소감을 위해 무대 위에 선 조형균은 감격한 듯 놀라움과 기쁨이 뒤섞인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시라노’에 캐스팅해준 프로듀서 겸 배우 류정한 형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쟁쟁한 선배들과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호프’ 축하 무대를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나왔는데 이렇게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저는 사실 그렇게 잘하는 배우가 아니다. 하지만 항상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다. 제가 걷는 길에 확신을 주는 상이라 생각하고 부담 갖지 않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은 각각 ‘엑스칼리버’의 박강현과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의 이예은이 수상했다. 먼저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박강현은 같이 후보에 오른 선배들을 보고 수상에 대한 마음을 비우고 왔었다는 말로 소감을 시작했다. “축하하러 왔는데 제게 과분한 상을 주셨다. 공연 연습 첫날에 김문정 음악감독님께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에 ‘그런 건 누구나 다 한다’고 말씀하시며 ‘잘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한지상 배우는 ‘뮤지컬배우에게 기술이 없으면 예술이 없다’고 하기도 했다. 앞으로 더 잘해서 좋은 기술로 진심을 전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은 이예은은 한동안 벅찬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우리 ‘호프’의 모든 장면과 캐릭터를 사랑한다. 이렇게까지 사랑한 작품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인생작이다. 주변의 도움에 정말 감사한다. 관객들이 ‘호프’를 통해 과거의 아픔과 마주할 용기를 얻어갔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2016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4회를 맞는 한국뮤지컬어워즈는 1966년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초연 이래 지난 세월 한국 뮤지컬의 발자취를 되짚어보고 다가올 50년을 준비하기 위한 전환점의 의미로 마련된 국내 최대 규모 뮤지컬 시상식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종관)와 사단법인 한국뮤지컬협회(이사장 이유리) 공동주최, 문화체육관광부와 인터파크씨어터가 후원, ㈜카카오가 협찬해 매해 1월에 개최되고 있으며, 전년도 한국 뮤지컬 시장을 총결산하면서 새로이 한 해를 시작한다는 뜻을 담았다. 2018년 12월 1일부터 2019년 11월 30일까지 국내 개막 작품 중 공연일자 7일 이상 또는 공연회차 14회 이상 유료 공연된 창작 및 라이선스 초/재연작이 대상이다.

작품, 배우 창작, 특별 부문 시상으로 나뉘어 전문가 투표와 일반 투표 결과로 진행된 한국뮤지컬어워즈는 공연예술현장에서 활약해온 수많은 뮤지컬 업계 종사자들 뿐만 아니라 한국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들까지 한자리에 모여 함께 축하하고 응원하는 축제의 자리이기도 하다. 

다음은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수상자 명단. 

▲대상 =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작품상(400석 이상) = ‘스위니토드’ 

▲작품상(400석 미만) = ‘아랑가’ 

▲공로상 = 송승환 

▲여우주연상 = 김선영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남우주연상 = 조형균 (‘시라노’)

▲여우조연상 = 이예은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남우조연상 = 박강현 (‘엑스칼리버’) 

▲프로듀서상 = 오훈식 (알앤디웍스)

▲음악상(편곡/음악감독) = 신은경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음악상(작곡) = 김효은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극본상 = 강남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무대예술상(영상) = 박준 (‘시티오브엔젤’)

▲무대예술상(무대) = 정승호 (‘엑스칼리버’) 

▲안무상 = 문성우 (‘벤허’)

▲연출상 = 오루피나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앙상블상 = ‘아이다’ 

▲여자 신인상 = 김수하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남자 신인상 = 양희준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카카오 베스트 캐릭터상 = 모르가나 (‘엑스칼리버’) 

▲올해의 관객상 = 이수진, 한명인 (공동수상, 총 8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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