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설립 온라인 모임 1600여명 넘어서
양대노총, 지원단 구성하며 노조 설립 독려

ⓒ한국노총 홈페이지 캡쳐화면
ⓒ한국노총 홈페이지 캡쳐화면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이 회사의 일방적인 소통 방식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노조 결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내부에서는 최근 사측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아무런 협의 없이 지급 않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노조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이 노조 결성을 위해 양대노총과 물밑 접촉 중이다. 복수의 한국노총 관계자들은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바는 없지만 온라인 메신저 등을 통해 논의가 오고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노총 중앙법률원은 이날 변호사 및 노무사 등으로 구성된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 설립 법률지원단을 꾸렸다.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실 역시 네이버 밴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설립’ 등을 통해 노조설립문의 후속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교육 및 교섭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의 노조 결성 움직임에는 회사의 일방적인 소통 방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사측이 OPI 0% 지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직원들의 불만에 불을 지폈다. 또 타사의 경우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특별 기여금 등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내부적으로 노조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부각된 분위기다.  

이 같은 조짐이 처음 감지된 건 한국노총 게시판을 통해서다. 지난 29일 한국노총 게시판에는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설립 문의’라는 제하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회사의 중요한 결정을 임직원과 공유 없이 언론을 통해서만 흘려왔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속적인 언론플레이로 OPI 0% 지급을 선공유 해왔다. 결론적으로 금일(29일) 해당 OPI발표에서 언론 플레이했던데로 0% 공지를 했다”라며 “대다수의 임직원들이 동의하지 못하는 건 1조9000억원이라는 영업이익을 번 회사에서 단 1푼의 OPI도 지급하지 않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노조가 없는 회사라 발생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회사에서 노조 설립을 하고자 하는데 가능한지 문의 드리고 싶다. 삼성이라는 회사의, 기존에 노조 설립 반대하는 행보 등에 대해서 문제가 없을지 문의드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에는 작성자의 의견에 동조하는 댓글 170여개가 달렸다. 댓글에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더 못한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소통이라는 단어를 외치더니 결국 통보였다”, “애사심은 물 건너 간지 오래다. 이제는 움직여야 한다”는 토로들이 줄을 이었다. 

이 같은 사내 정서를 반영하듯, 삼성디스플레 노조설립 관련 오픈채팅에는 현재 140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밴드 모임에도 1600여명의 멤버가 가입돼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노조 설립 움직임이 고조되면서 그동안 감내해왔던 회사의 부조리한 행태와 기업 문화에 대한 고발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직원들은 특히 강압적인 질책과 고성이 이어지는 군대식 문화와 직원 동의 없는 설문 조사‧통상임금 서명 강요‧복지혜택 축소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디스플레이는 OPI 미지급 결정 및 노조결성 움직임에 대해 특별한 입장은 없다는 설명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회사 성과급 관련해서 외부에 말씀드릴 사항은 아닌 것 같다. (노조 설립 관련해서도)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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