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빈소에 놓인인 고인의 영정ⓒ태광실업
고(故)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빈소에 놓인 고인의 영정ⓒ태광실업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태광실업 창업주인 고(故) 박연차 회장이 유족과 직원들의 배웅 속에 영면에 들었다.

박 회장의 발인은 3일 오전 7시 30분 빈소가 차려진 경남 김해시 조은금강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이날 발인식에는 유족과 지인 등 50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박 회장의 운구는 장례식장을 나서 안동에 위치한 태광실업으로 향했다.

운구차가 태광실업에 도착하자 직원 800여명이 고개를 숙이며 고인을 맞이했다. 유족은 박 회장 영정을 들고 생활하던 본관 2층 집무실을 방문한 후 사내 영결식이 열린 강당으로 이동했다.

박 회장은 지난달 31일 오후 3시 지병인 폐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박 회장의 장례는 비공개 가족장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빈소에는 재계와 언론계 인사 등 각계각층 2000여명의 조문이 이어졌다.

유족은 부인 신정화씨와 아들 박주환 태광실업 기획조정실장, 딸 박선영씨, 박주영 정산애강 대표, 박소현 태광파워홀딩스 전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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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연차 회장의 영결식이 열리는 태광실업에 운구차가 도착하자 직원 800여명이 고개를 숙이며 고인을 맞이하고 있다.ⓒ태광실업

박 회장은 국내 신발 산업 부흥기를 이끈 ‘자수성가’ 기업인으로 평가받는다.

1945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1971년 26세에 정일산업을 창업하고, 1980년 사명을 태광실업으로 바꾸고 임종 직전까지 50여년간 기업 경영에 매진해왔다.

지난 1987년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신발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하며 한·베 양국 교류 협력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또 태광실업그룹은 2006년 정밀화학회사 휴켐스 인수를 기점으로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계열사 설립을 통해 다각화를 추진, 신발을 비롯한 화학·소재·전력·레저 분야 15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핵심 주력 계열사인 태광실업은 지난해 기준 연매출 3조8000억원에 임직원이 10만여 명에 달한다.

박 회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이 정치인으로 발돋움 하던 시기 후원자로 나섰다. 하지만 지난 2009년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 일가에 뇌물을 준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라는 정치 스캔들에 연루됐다. 당시 의혹은 노 전 대통령이 수사 도중 사망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정치인들을 후원한 혐의로 2년 6월을 복역한 후 경남 김해와 베트남을 오가며 조용히 경영활동을 지속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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