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미정 칼럼니스트-창업교육·창업멘토링 전문가
▲ 박미정 칼럼니스트
-창업교육·창업멘토링 전문가

새벽배송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마켓컬리’라는 스타트업을 들어 본적이 있을 것이다.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새벽 7시까지 배송을 해주는 이른바 ‘샛별배송’이란 새로운 배송 서비스로 2015년 100억 매출규모에서 2019년 8000억 규모의 매출로 급성장한 기업이다.

최근 맞벌이 가정을 비롯한 바쁜 현대인들의 온라인 장보기가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반면 온라인 시장은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편리함 + 프리미엄“의 합성어로 ’편리미엄‘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편리미엄 트렌드 속에서 신선식품 시장을 겨냥한 ’샛별배송‘ 이란 창의적인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마켓컬리‘가 탄생한 것이다.

지금 전세계는 창업의 전성시대라 할 만큼 ‘창업’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저성장이 이어지면서 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되었고 그 돌파구로 창업을 활성화 시키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창업시장에는 정부지원 지금뿐만 아니라 투자처를 찾는 민간 자금이 어마어마한 규모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창업을 하면 성공할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없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또는 기존에 있는 것과는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있어야 그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고 성장 할수 있다.

‘마켓컬리’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벽배송’ 아이디어를 냈으며 “새벽에 누가 배송을 받겠어? 일할 사람이 있기나 하겠어?” 라며 시작도 하지 않고 포기 한 것이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켰다.

마켓컬리 이후 ‘새벽배송’ 서비스 시장이 있음이 검증되고 나니 쿠팡을 비롯한 유통업계에서도 너도 나도 새벽배송 시장으로 진출하기 시작했고 마켓컬리는 창의적인 전략으로 그들과 차별화해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계속 발생했다. 마켓컬리의 주력상품이 대부분 신선식품이다 보니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포장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고 결국 과대 포장이라는 오명을 쓰고 소비자의 질타를 받으며 위기의 순간을 맞기도 했다.

이런 위기 속에서 마켓컬리는 ‘올페이퍼챌린지’라는 프로젝트, 즉 지구와 환경 사람을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마켓컬리는 앞으로 스티로폼박스 대신 종이박스로 전량 대체하고 배송한 종이박스를 다시 수거해 폐지 재활용 업체에 재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초등학교에 교실숲을 조성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로써 마켓컬리는 환경을 생각하고 교육을 생각하는 착한 기업의 이미지까지 얻게 된 것이다. 위기의 상황을 다시 기회로 만든 마켓컬리의 창의성과 문제해결 능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마켓컬리의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창업 현장은 지속적인 문제 해결의 과정이다. 누가 더 창의성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느냐에 사활이 결정된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러한 창의성의 중요성은 창업현장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강조돼 왔다.

학교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창의성을 외치고, 기업과 산업현장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창의성을 외친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현실은 어떠한가? 창의력의 필요성을 목놓아 외치면서 정작 교육내용은 창의력이 죽이는 교육을 하고 있다. 

여전히 암기위주의 입시와 정답만을 찾는 학교교육으로 일관한다. 특히, 자연과 세상의 원리를 담고 있는 과학이나 수학 과목마저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접근하고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빠르게 정해진 답을 찾는 방법, 같은 시간 안에 실수없이 더 많은 문제를 푸는 방법을 알려줄 뿐이다. 그리고 알려준 대로 잘하는 학생이 좋은 성적을 받고 인정도 받는 평가 시스템이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고, 낯설고 새로운 도전을 기피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창의성은 죽어가는 것이다.

앨빈 토플러는 “한국 학생들은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 않을 직업을 위해 매일 15시간씩이나 낭비하고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 

우리는 TV나 각종 매체를 통해 미래에는 현존하는 직업 중 50%가 사라질 것이고 그 자리를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라는 보도를 수도 없이 듣고 있다. 더 이상 암기 위주로 만들어진 인재가 설 자리는 없다. 창의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창의성을 기를 수 있을까? 

문화 자체가 창의성이라고 볼수 있는 할리우드를 살펴보자.

영화계의 거장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비롯해 헐리우드의 유명한 작가, 배우, 감독들 중에는 유대인들이 유독 많다. 할리우드는 유대인의 성역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유대인들이 이토록 창의성이 탁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창의성의 핵심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교육이 어릴 때부터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호기심이 생기거나 즐거운 것을 하게 되면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우리가 알고 있는 중독의 뇌전달 물질이기도 하다. 즐거우니 도파민이 분비되는 것이고, 도파민이 분비되니 지금 하는 일이 더 즐거워지는 것이다. 호기심이 생기는 일에 충분히 빠져보는 것, 그것이 바로 긍정적이고 건강한 ‘중독’이며 ‘몰입’인 셈이다.

어린시기의 이런 건강한 ‘중독’인 ‘몰입’의 경험을 통해 두뇌에는 도파민의 경로가 안정적으로 확보된다. 그렇게 안정적인 도파민의 경로가 확보된 아이는 자라서 하고 싶은 목표나 공부가 생겼을 때 무엇이든 깊은 몰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어릴 때 무엇인가에  호기심을 가지고 깊게, 끝까지 몰입을 경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이다.

미국의 과학 잡지 ‘파퓰러사이언스’가 선정한 젊은 천재 과학자, 세계 최초로 시각 장애인이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 개발자, 로봇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데니스 홍 박사는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저는 라디오, 청소기, 세탁기 등 손에 닿는 모든 것들을 다 분해했습니다. 왜? 궁금한 걸 참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작동하는 거지?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기면 기어이 가전제품들을 뜯고 내부를 면밀히 관찰해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망가뜨린 것을 고치기라도 하면 좋을 텐데. 저는 멀쩡한 것을 가져다가 뜯어놓고 망치기 일쑤였습니다. 그중엔 사온 지 사흘밖에 안 된 TV도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부모님께서는 저를 전혀 혼내지 않으셨죠. 부모님은 오히려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실험도구를 사주시며 호기심을 잃지 않도록 해 주었습니다.” 

그의 말은 우리 어른들의 역할이 아이의 창의성을 키우는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말해준다. 아이들이 세상에 호기심을 가질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한 발 물러서서 아이를 지지해 주는 어른이 더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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