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미정 칼럼니스트
-창업교육·창업멘토링 전문가

2020년 새해 들면서 정부는 창업활성화를 위한 지원정책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2019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를 턱걸이로 겨우 달성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 돌파구의 일환으로 정부는 창업지원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창업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은 더욱 커졌다.

2020년 창업 기업을 위해 편성한 정부예산은 1조4517억원 규모이며 이는 2019년 대비 30%가까이 증가한 내용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지원사업과 대규모 민간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많은 스타트업이 성공적인 창업에 실패를 한다. 그 요인을 분석해 보았을 때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창업팀 내부의 갈등으로 인한 팀 해체이다.

처음 창업을 할때는 도원결의해 시작하지만 사업이 진행되면서 의견이 달라지고 오해가 생기기도 하며 사업에 집중하지 못하여 결국 사업은 상황이 악화되고 팀은 해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창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협업과 소통이 잘되는 팀이다.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는 경쟁력 있는 창업팀에게 단계별로 투자를 진행하는 개인 및 단체이다. 이러한 투자자들은 자신의 돈을 쏟아 부을 때 창업자와 팀을 보고 결정한다. 

투자자는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투자할 창업기업이 지금은 작고 미약하지만 몇 년 후에는 크게 성장해 투자한 돈의 몇 배를 회수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엄밀히 검증을 거쳐 투자를 결정한다.

그럴 때 중요한 검증 대상중의 하나가 바로 팀빌딩이다. 각자 능력을 갖춘 팀원들이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효과적으로 협업을 하는 팀인지를 보는 것이다. 그것이 건강한 조직문화로 연결되며, 창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인터넷기사에 있는 사진을 보다가 내 눈을 의심한 적이 있었다. 글로벌 기업인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사무실 사진이었다. 마크 저커버그가 작은 책상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필자는 마크 저커버그가 다른 직원의 자리에 잠깐 앉은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일반적인 책상은 바로 마크 저커버그의 것이었다.

만일 우리나라라면 어땠을까? 거대 글로벌 기업의 대표라고 한다면 아마도 위엄이 느껴지는 분위기의 집무실을 따로 쓸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런데 마크 저커버그는 왜 직원들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생활을 하는 것일까? 

그것은 직원들과 격없이 지내며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빠르게 직접 소통하기 위함인 것이다.

지금의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기존 거대기업의 경직된 의사결정 구조는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기업이 부르짖는 혁신에 방해요인이 되기도 한다. 

유대인인 마크 저커버그는 소통의 중요함을 알고 있기에 직원들과 한 공간을 사용하며 격이 없는 편안한 소통을 택한 것이다. 그것이 글로벌 기업, 페이스북의 성공의 뿌리이다.

최근 소통의 부재에서 발생되는 많은 사회 문제들을 보면 소통의 중요성은 백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보인다.

줄어들지 않는 학교폭력, 외로운 노인문제, 집단 이기주의, 가정 폭력등의 뉴스를 접할 때 마다 우리의 마음은 무거워진다.

그렇다면 소통능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소통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잘 알려진 유대인들의 ‘안식일 식탁’ 문화를 한번 들여다보자.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한 유대인들은 매주 금요일 저녁 안식일 식탁을 갖는다. 

안식일식탁은 온가족이 모여 미리 준비해놓은 음식을 먹으며 대화하는 시간이다. 온전히 가족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집중하는 시간인 것이다.

일주일 중 하루를 온전히 대화와 토론으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가족들은 자신들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예를 들어 아버지 회사에서 아버지를 괴롭히는 상사가 누구인지 아이들도 모두 알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도 학교 선생님들과 친구들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게 된다. 

그렇게 부모와 자녀 사이의 수많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소통이 되고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인다. 그렇게 소통능력을 가정에서부터 쌓아가는 것이다.

유대인의 ‘안식일 식탁’처럼 우리에게는 ‘밥상머리 교육‘이 있다.  그러나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은 인식 하면서도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 얼굴만 보면 자꾸 잔소리를 하게 되고 지시하려한다.

“숙제는 다 했니?”
“이번 시험준비는 잘 되고 있지?“
”휴대폰 좀 조금만 해라“

이런 부모의 태도에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밥 먹는 시간이 고역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결국 더 가르치고자 하는 부모의 욕심이 자녀와의 거리를 만드는 셈이 되는 것이다.

밥상머리에서 잔소리가 아닌  따뜻한 질문과 대화가 이루어진다면 소통의 부족에서 오는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녀와 대화하고 싶다면 자녀의 친구가 돼라’는 유대인 격언이 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부모에게 쫑알쫑알 모든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가 점점 자라면서 중요한 이야기나 속이야기는 친구에게 한다. 

자녀에게 잔소리와 지시로 일관하는 어른이 아닌 속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하브루타 친구가 되어보면 어떨까?

가정에서 익히는 작은 소통이 20년 후 자녀의 경쟁력이 돼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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