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명의 대포폰 활용하면 SMS‧ARS 인증 속수무책
농협카드 “피싱 신고시 영업점서 해제 가능토록 조치”

ⓒNH농협카드
ⓒNH농협카드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NH농협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이 피싱 피해를 인지하고 카드 정지에 나섰음에도 피싱범에 의해 정지가 풀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10일 농협카드에 따르면 한 고객이 지난해 말 피싱 피해를 인지하고 카드정지를 접수했지만 피싱범이 피해자 명의의 대포폰까지 활용해 카드의 사용을 재개시키면서 금전피해를 입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날 MBC는 피해고객 A씨가 가족으로부터 급한 돈이 필요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신용카드와 신분증 정보를 전송했지만, 이내 피싱 사기라는 걸 인지하고 정보가 유출된 신용카드 3개의 정지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의하면 이후 A씨는 카드사에 분실 접수여부와 함께 추가 이용내역이 없음을 확인했던 만큼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안심했지만 농협카드의 이용정지가 해제되면서 금전 피해로 이어졌다. 예상치 않았던 상품권 결제 및 카드 대출 등으로 총 1000만원 가량의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고객의 카드정지 요청에도 이 같은 피해가 발생했던 이유는 비대면 온라인을 통해서도 카드사용 재개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의 경우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번호 등 주요 카드정보를 비롯해 피해자 명의의 대포폰까지 활용되면서 SMS 및 ARS 인증까지 무력화 됐다.  

농협카드는 온라인 이용 고객들의 편의성을 고려해 영업점을 찾지 않아도 카드정지를 해제할 수 있도록 서비스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추가 인증 등의 보안절차가 요구되지만 입수한 개인정보로 알뜰폰 등을 개설해 동원하면 사실상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 농협카드는 고객의 피해 과정을 시간대별로 파악해 보상 등 구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추후 피싱에 따른 카드정지 요청이 들어온 경우 영업점 방문을 통해서만 해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고객 편의상 비대면 해제를 제공하고 있다. SMS인증이라든가 ARS인증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지만 피의자가 고객의 정보로 대포폰까지 개설한 것 같다”라며 “본인 명의의 휴대폰이 있으면 대부분의 비대면 서비스 인증이 가능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선 타사를 통해 카드정지 요청이 들어왔던 상황이었고 개인정보 유출 범위 등을 시간대별로 확인하는 중이다”라며 “피해구제 여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아직 명확히 말씀드리긴 어려운 시점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 경우 카드정보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재발급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이에 앞서 비밀번호 3회 오류로 정지를 해 놓으면 영업점에서만 정지 해제가 가능하다”라며 “향후 피싱이나 정보유출이 우려된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영업점에서만 처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