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숙 지음/304쪽/152*224*20mm/1만5000원/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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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동한 인턴기자】 고경숙 작가가 등단 32년 만에 선봬는 첫 소설집 <별들의 감옥>이 출간됐다.

책 <별들의 감옥>은 유신 시대부터 5공화국까지 격동의 역사를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기록해 우리가 잊고 있던 이면의 역사를 보여준다.

사회와 교육환경의 문제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채 방황하고 소외되는 청소년들의 얘기도 전해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던진다.

책엔 총 11편의 단편이 실려있으며, ‘역사의 격랑 속 여인의 운명을 다룬 작품’, ‘청소년 문제를 다룬 작품’, ‘사회상을 다룬 작품’으로 나뉜다.

첫 번째 꼭지인 ‘역사의 격랑 속 여인의 운명’에선 기존 운동권 학생이나 민주 투사의 시각 위주였던 작품들과 달리 민주화 운동가의 아내였던 작가 본인의 얘기를 소설 속 등장인물에 투영해 생생하게 전달한다.

특히 <푸른 배낭을 멘 남자>은 남편과 관련된 ‘남민전 사건’을 기반으로 재구성했으며 형사들이 민주화 운동가 집에 상주하며 온 가족을 감시하는 상황을 세밀한 묘사로 담아냈다.

‘서울역 회군’ 사건 전후 대학 사회 이면을 그린 <5박 6일>은 실록적 요소가 강한 작품으로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다뤘던 대학사회에서의 어용, 해직 교수의 고난 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두 번째 꼭지인 ‘청소년 문제’에서는 작가 아들의 실제 경험과 빈부에 따라 커지는 교육환경의 격차를 토대로 현 시대의 교육 문제를 꼬집었다.

<새가 된 아이>에서는 교장 배척 운동이 일어나자 학교 당국이 고교생 좌경운동으로 조작 날조를 시도하려고 한 사건을 담았다. 실제로 작가의 아들이 고등학교 3학년 때 겪었던 사건을 형상화했으며, 시국사건 전과자를 부모로 가진 학생이 겪었던 일상을 증언 형식으로 접근했다.

제목과 동명의 작품인 <별들의 감옥>은 강남 8학군 학생이 가족의 학대를 못 견뎌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사건을 다룬다.

<별들의 감옥>은 격랑의 역사 속 한 여성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볼 기회를 독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다.

한편 고경숙 작가는 ‘문인 간첩단 사건’으로 검거된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의 아내로서 당시 보안사가 행했던 탄압을 직접 몸소 겪었다. 이후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여성과 청소년 문제에 관해 집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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