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탈레이트계 가소제 검출 제품 및 시험 결과 ⓒ한국소비자원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학습능력 향상 등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어린이 과학교구 일부 제품에서 기준치 최대 479배의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아울러 교구 대부분이 안전확인 표시(KC마크) 없이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어린이 과학교구 25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고 12일 밝혔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간과 신장 등의 손상을 유발한다. 남성 정자수의 감소나 여성의 불임 유발 등 생식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 EPA(환경보호국)는 이를 유력한 인체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소비자원 조사 결과 ‘자동차 만들기’ 5개 중 3개 제품의 집게 전선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안전기준(총합 0.1% 이하)을 최대 479배(최소 0.115%~최대 47.922%) 초과해 검출됐다.

또 ‘탱탱볼 만들기’ 7개 전 제품의 경우 완성된 탱탱볼의 붕소 용출량은 안전 기준에 적합했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피부와 접촉되는 액체 혼합물에서는 안전 기준(300㎎/㎏ 이하)을 최대 13배(최소 999㎎/㎏~최대 4092㎎/㎏) 초과하는 붕소가 용출됐다. 붕소는 눈과 피부에 자극을 일으키고 반복 노출 시 생식기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야광팔찌 만들기’에서는 조사대상 6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및 페놀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석고방향제 만들기’ 조사대상 7개 제품에서도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되지 않는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이밖에도 어린이 과학교구의 경고문구 및 KC마크 누락 또한 문제가 됐다.

‘전기실험세트’ 및 ‘화학실험세트’는 연령별 경고문구 등이 표기되지 않은 상태로 판매되고 있었다. 전기실험세트 5개 중 1개 제품에서는 연령 경고문구가 누락됐다. 화학실험세트 20개 전 제품도 연령 경고문구, 화학물질 목록 및 응급처치 정보, 성인 감독관을 위한 조언, 안전규칙 등의 표기가 전부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조사대상 모든 제품은 안전기준에 적합함을 의미하는 KC마크가 누락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유해물질이 검출된 제품에 대해 시정을 권고한 결과 현재 제품을 판매했던 사업자들이 판매를 중지하고 회수 조치한 상태”라며 “국가기술표준원에 관리감독 강화 및 사용연령 분류기준 마련을 요청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또한 어린이 과학교구를 구입할 때는 KC마크가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반드시 성인의 지도하에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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