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보수당·전진당과 합당 의결한 한국당
공관위 확대 두고 엇갈리는 통합세력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자유한국당이 새로운보수당, 미래를 향한 전진4.0(전진당)과의 합당을 의결했다. 신당명은 ‘미래한국통합신당’으로 잠정적으로 정해진 가운데, 중도 보수 통합신당 창당은 마지막 종착점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21대 총선에서 공천을 담당할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놓고 내부 이견이 표출되면서 마지막 고비를 맞는 모양새다. 특히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공천권, 지분, 당직에 대한 요구를 일절 하지 않겠다고 밝힌 새로운보수당은 공관위원 확대 논의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제궤도 달리는 보수통합열차…‘도로 새누리당’ 비판도

자유한국당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국위원회를 열고 새보수당, 전진당과의 합당을 의결했다. 향후 합당 진행과 관련해서는 모두 당 최고위원회의에 위임됐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 여망이자 명령을 실은 대통합 열차가 이제 종착점을 향해 가고 있다”며 “우리는 흩어졌던 자유민주진영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대통합의 큰 문을 열게 된다”라고 반겼다.

앞서 중도 보수 통합을 추진해온 혁신통합추진위원회는 6일 통준위를 발족하고 오는 20일 이전까지 통합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놨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자유한국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논의해온 새보수당은 해당 논의를 먼저 마무리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통준위 참여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다.

황교안 대표와 새보수당 유승민 보수혁신위원장 간의 최종 담판이 문제였다. 황 대표와 유 위원장 간의 마지막 담판은 잇따라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며 난항이 전망되기도 했다.

그러던 9일, 유 위원장이 불출마 선언과 함께 양당 간 신설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당에서 어떠한 당직도 맡지 않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그는 “보수재건 3원칙을 처음 말했을 때 약속드렸던 대로 공천권, 지분, 당직에 대한 요구를 일절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황 대표가 “자유우파 대통합을 위해 참 어려운 귀한 결단을 했다”라고 호응하며 보수 통합열차는 제궤도를 따라 종착지로 향하게 됐다.

이처럼 점점 뚜렷하게 가시화되고 있는 보수통합신당에 대해 여당은 견제에 나섰다. 결국 과거 새누리당과의 다른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통합신당의 구성원들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것 이외에는 통합의 명분을 전혀 설명해내지 못했다”며 “과거 ‘친박당’과 무엇이 다른지 국민들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람도 그대로고, 실제로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며 “당명만 고치고 단순하게 합쳐 모이는 것은 분장만 고쳐 다시 무대에 오르는 것과 같다. 총선 무대에 대비해 국민의 눈만 속이려는 의도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준 혁통위원장,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 이언주 대표 ⓒ뉴시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준 혁통위원장,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 이언주 대표 ⓒ뉴시스

공관위 확대 논의…반발하는 새보수당

이런 가운데 통합신당 내부 역시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오는 21대 총선에서의 공천을 담당할 공관위 확대에 대해 새보수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통준위는 통합신당의 공관위원을 현재 9명에서 13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새보수당 정병국 공동대표, 전진당 이언주 대표, 국민의소리 장기표 창당준비위원장, 박형준 혁통위원장 등 통준위 공동위원장 5명은 전날 비공개 회동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에 새보수당은 유 위원장이 공천권, 지분, 당직에 대한 요구를 일절 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공관위원이 확대될 경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새보수당 유의동 책임대표는 이날 당대표단회의에서 “혁신통합준비위원회가 일부 주장하는 공관위원을 늘리자는 의견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공관위를 흔든다면 이는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관위는 개혁원칙에 입각해 보수재건의 길로 가야한다”며 “계파적·정치적 이해관계 대리전인양 오해를 살 행동과 발언은 삼가달라”라고 강조했다.

지상욱 대변인도 “그동안 통준위는 대외적으로 감동을 끌어낼 보수 통합의 밑거름이 되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그 순수함은 어디 가고 이전투구의 장으로 변질시키느냐”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새보수당은 한 줌도 안되는 자신의 기득권을 위한 반통합적 가치에 강력하게 경고한다”며 “새보수당의 보수 재건을 위한 순수한 가치를 훼손한다면 저희는 과감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총선을 앞두고 중도 보수 세력이 올라탄 통합열차는 자유한국당의 합당 결의로 마지막 종착역으로 향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공관위원 확대와 관련해 새보수당이 이견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통합신당에 참여하는 정당, 세력들이 어떤 조율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인가가 보수 통합의 마지막 키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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