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노노 갈등에 檢 고발까지…리더십 시험대에 오른 가스공사 채희봉 사장
노사·노노 갈등에 檢 고발까지…리더십 시험대에 오른 가스공사 채희봉 사장
  • 홍세기 기자
  • 승인 2020.02.14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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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협의 과정서 파열음
시민단체, 노조 봐주기 등 특혜 의혹 검찰 고발 논란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 ⓒ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 ⓒ한국가스공사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한국가스공사 채희봉 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가스공사 안팎으로 시급히 처리해야 할 현안이 나오고 있지만 상황이 진척 되지 않으면서 잡음이 흘러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이 가스공사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고 그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조의 사장실 점거 등 불법 행위가 자행되면서 노(勞)·사(社) 간 갈등이 커졌다. 특히 이를 지켜본 정규직 노조의 비정규직 노조 비판 등으로 노(勞)·노(勞) 간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또 시민단체가 가스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를 노조의 불법행위 숨기기와 ‘수의계약 몰아주기’ 특혜 의혹 등을 제기하며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협의 난항

비정규직 노조가 해외 출장 중인 사장실을 점거하고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가는 등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를 본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노조를 향해 고용안정 문제를 정치 투쟁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노노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한국가스공사비정규지부는 가스공사 사장실을 점거한 채 기자회견을 열어 “가스공사가 정부 지침을 위반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해고자 없는 직접 고용과 정년 보장으로 공공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하라”고 주장했다.

당시 비정규직노조는 가스공사 채희봉 사장에 대해 “생존권을 걸고 싸우는 노동자들과의 약속을 무참히 저버린 채희봉 사장에게 사과를 요구한다”고 비판했고 정부에 대해서도 “내려진 지침이 각 기관에서 잘 시행되고 있는지 관리 감독하는 정부가 2년 반 동안 수수방관만 하는 것은 직무유기임이 자명하다”고 정부차원의 해결책 마련을 요구했다.

가스공사 비정규직 노조는 ▲본사의 직접 고용 ▲별도 심사절차 없는 전원 고용 승계 ▲만 65세 정년 인정 등을 요구하며 사장실을 점거한 채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다행히 비정규직 노조가 3일간의 점거 농성 끝에 12일 오후 6시 경 공사 측과 면담이 성사됐고 성실히 노사전문가협의회에 임할 것과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을 것 등에 합의하면서 농성을 해산했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가스공사의 제2노조인 ‘더 코가스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 일터가 가스공사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인들에 의해 점거됐고 우리 직원이 폭언과 폭력으로 위협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사측에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또 제2노조는 “비정규직 노조 및 10여명의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사장실을 점거한 뒤 보여준 구태의연한 방식과 폭력적인 행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우리의 노동을, 우리의 직장을,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의 동료들을 존중해 달라”고 비정규직 노조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이 우리 일터를 정치 투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며 “가스공사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거짓 선동을 멈추고 노동자 간 갈등을 만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가스공사의 제1노조인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한국가스공사지부’도 비정규직 노조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제1노조는 비정규직 노조와 같은 민주노총 산하다.

제1노조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우리는 고용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타 사업장 실태 조사를 통해 직고용에 따른 노동자 간 극심한 갈등 등 문제점을 비정규직 지부에 설명해 왔다”고 밝혔다.

제2노조도 “최근 가스 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직고용 때 발생할 문제에 대해 심도있게 고려하고 있다”며 “자회사로 전환할 때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민주노총 비정규직 지부의 본사 직고용 요구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사측도 입장은 별반 다르지 않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파업을 바라보는 사내 여론이 매우 좋지 않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스공사는 “소방직 등 생명·안전분야와 파견직은 직접 고용을, 이외의 직종은 자회사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공사는 정부 지침을 준수해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스공사는 “직접고용 직종은 공정성과 형평성을 고려해 공개경쟁 채용을 하되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에게는 가점을 부여하는 보호조치를 병행하려 한다”며 “자회사 방식의 경우에도 직종별 현행 정년을 그대로 인정하고 전환채용으로 고용안정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스공사는 “지난 2017년 노사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한 이후로 26회 이상의 수많은 협의를 진행했으나 노조의 일방적인 비정규직 전원 직접고용과 고용승계 주장으로 교착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사장실 점거와 같은 불법 파업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맞섰다.

시민단체, 가스공사 노조 불법행위·수의계약 특혜 의혹 제기

정규직 전환 문제뿐만이 아니다. 최근 가스공사가 노조의 불법행위를 숨기기에 급급하고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일감을 몰아주는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12일 행동하는 자유시민 법률지원단과 공익제보센터는 가스공사가 노조의 불법행위를 숨기기에 급급하고 ‘수의계약 몰아주기’ 특혜 의혹이 있다며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이들은 노조에 대한 차량 렌탈비·유류비·통신비까지 부당하게 공사가 지원했고 노조의 요구에 5억4842만원을 직원들의 오락용 태블릿 PC를 구입하는데 사용하고 자산·비품·공구 등의 수선과 운영목적으로 회계 처리하는 등 법과 행동강령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가스공사가 현장에 있는 멀쩡한 컨테이너를 절도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이를 회수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고, 소송에서 일부러 패소해 법을 위반한 노조원들을 감싸거나 잘못을 숨겼다고 전했다.

특히 가스공사가 해외에 파견한 주재국 직원들 중 면세국가에 해당하는 두바이에 파견된 직원들에게 내세액의 초과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추가적인 절차와 승인을 거치지 않고 72억원 상당의 세액보전을 시행한 것으로도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당초 해외에서 국내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주재원들을 지원하는 제도가 엉뚱하게도 전혀 세금을 내지 않는 면세국가의 주재원들이 호화로운 생활을 지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

아울러 가스공사가 국가계약법에 따라 수의계약을 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공동구매 방식으로 특정업체에 대해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가스공사는 각 처·실·기지·지역본부·지사별로 공동구매 방식으로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했고, 실제로 일부 용역 계약의 경우 특정 업체와 99.9% 낙찰율을 기록하는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였으며 이로 인해 수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가스공사 관계자는 “노조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뉴시스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뉴시스

시험대에 오른 리더십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는 문재인 정부의 중요 정책이다. 이에 각 공사 및 공기관에서는 정규직 전환에 속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체로 비정규직 노조와 마찰을 빚고 있다.

가스공사도 지난 10일 사장실 점거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았다가 3일만에 점거를 풀고 대화의 장으로 끌어오는데 성공했지만 협의에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와 사측간의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또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 간 갈등도 공사를 이끌고 있는 채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외부에서 고발이 제기된 사안이 노조에 대한 봐주기로 비춰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의문 해소가 선제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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