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커본사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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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마니커가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위탁배송기사들의 총파업으로 생산·유통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배송기사와의 협상이 결렬되며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니커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및 위탁배송기사들과 지난 19일부터 릴레이 협상에 나섰지만 결국 불발됐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부터 마니커 위탁배송기사 총 109명은 화물연대와 연합해 마니커 측이 직접고용 약속을 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는다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에 나선 위탁배송기사들은 마니커가 아닌 무림통운(FLS)과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 신분이다. 마니커는 무림통운과의 계약을 통해 마니커 동두천 공장에 원재료(생닭)와 완제품 운송업무를 위탁해 왔다.

이와 관련 화물연대는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마니커 측으로부터 직접고용을 약속받았지만 사측이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물류 회사인 무림통운으로부터 받은 수수료 착취 등의 사실을 마니커에게 알린 후 대표이사에게 직접고용을 약속받았고, 올 초에도 이를 확인받았지만 사측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무림통운은 화물연대에 “마니커가 계약해지 통보를 하지 않아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됐고 본인들과 재계약하지 않을거면 나가라”고 통보했다며, 서경지부 마니커분회 62명 화물노동자들을 계약해지 및 해고했다고 호소했다.

지난 19일부터 이뤄진 마니커 측과 화물연대 측의 협상에는 화물 운송용역 계약을 맺은 무림통운도 참여했다. 1차 협상에서 배송기사들은 직접 고용을 고수하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운송료 인상과 운송비용 지원 등을 요구했다는 것이 마니커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화물연대측이 대체안을 제안한지 반나절만에 조합원 투표에서 해당 안이 부결됐다며 입장을 번복함과 동시에 직접 고용만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일 진행된 협상에서도 별다른 소득 없이 입장이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니커 측은 직접고용에 대해 확약한 적이 없다며, 배송 기사는 개인사업자고 물류회사와 계약을 한 것이기 때문에 직접고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마니커 관계자는 “배송기사는 마니커의 피고용인이 아니고 계약해지도 무림통운과 한 것”이라며 “직접고용 또한 확약이 아닌 긍정적 검토일 뿐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파업으로 경기도 동두천공장은 14일부터, 충남 천안공장은 13일부터 23일까지 생산을 중단해 7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봤다”라며 “동두천·천안 공장에서 매출의 80%가 나오는 상황에서 원재료 유입과 가공제품 반출이 중단돼 하루 7억원 가량의 손실을 보고 있어 타격이 크다”라고 말했다.

마니커와 계약을 맺고 있는 양계농장도 동시에 타격을 받았다.

마니커 관계자는 “마니커는 국내 250여개 양계농장으로부터 매일 닭을 공급받는데 마니커 공장이 멈추면서 닭 납품도 취소되고 미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 육계 업계 3위 기업인 마니커는 현재 공장 출입구가 봉쇄돼 사실상 영업 중단 상태다. 마니커는 지난해 영업 손실 15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낸 데다 이번 파업까지 겹쳐 막대한 영업 손실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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