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입고 후, 3차례 엔진 수리 진행
직원 설명 중 전국적 확산 발언 나와

지난 12월 21일 김씨는 골목을 주행하던 도중 브레이크의 갑작스런 미작동으로 엔진브레이크를 통해 가까스로 사고 위험을 피했다고 전했다 ⓒ차주 김씨 제공
지난해 12월 21일 김씨는 골목을 주행하던 도중 브레이크의 갑작스런 미작동으로 엔진브레이크를 통해 가까스로 사고 위험을 피했다고 전했다 ⓒ차주 김씨 제공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랜드로버 올뉴디스커버리5 차주가 잇단 브레이크 결함과 엔진 문제로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차량에 대한 교환 요청에도 사측이 보증기간 1년 연장만 제시하자,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적 분쟁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해당 차주는 동종 차량에서 동일한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증언을 제시하며 집단 엔진 결함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랜드로버 올뉴디스커버리5 차주 김모(43)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음주쯤 변호사를 선임하고 차량 교환 및 환불을 위한 소송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차례 브레이크 결함과 세 차례 엔진 문제에 따른 수리가 진행됐던 만큼 차량의 안전성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지난해 3월 말 차량을 구입한 이후 같은해 6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브레이크 결함으로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입고했다. 운행 중 갑자기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 급히 엔진브레이크를 통해 사고를 피해야 했던 것이다. 다행히 브레이크 미작동 당시는 저속 운전 중이었지만 만약 고속으로 주행 중이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엔진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견됐다. 브레이크 결함으로 수리를 받으며 엔진경고등 점등에 대한 확인도 함께 요청한 김씨는 타이밍벨트 교환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들었고 설 명절이 지난 이후에나 수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하지만 김씨는 2월 중순이 지나서도 차량을 출고 받을 수 없었다. 수리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도중 센터는 추가 결함 인지에 따른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해왔고 이후 또 약속한 기일을 넘기며 밸런스 샤프트 문제로 추정되는 소음이 발생해 추가 수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랜드로버 올뉴디스커버리5 차주 김씨는 지난해 6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브레이크 미작동으로 수리를 받았다 ⓒ차주 김씨 제공
랜드로버 올뉴디스커버리5 차주 김씨는 지난해 6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브레이크 미작동으로 수리를 받았다 ⓒ차주 김씨 제공

차주 김씨는 지지부진한 랜드로버코리아의 수리 과정에도 화가 났지만, 무엇보다 차량의 안전성 자체에 큰 불신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두 차례 브레이크 고장에 이어 엔진 문제로 3번이나 수리가 들어간 차량인데 어떻게 도로에 끌고 나가겠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씨는 감가상각까지 감안해 차량의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고 있지만 랜드로버코리아는 보증기간 1년 연장을 제시한 상황이다. 

김씨는 “겁이 나서 운전할 수가 있겠나. 출고를 한다고 해도 타고 다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다. 이제 소송밖에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라며 “소송이 아니면 차를 다시 타라는 소리인데 이걸 어떻게 타겠나. 큰 사고가 안 났으니까 수리만 해준다고 웃으면서 넘기는데 차라리 사고가 크게 났어야 했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밖에도 김씨는 동종 차량의 집단 엔진 결함 가능성도 제기했다. 소속 직원이 수리 진행상황을 설명하던 중 전국적으로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다는 것이다. 

실제 이 직원은 김씨와의 통화 도중 “위로의 말씀은 아니지만 지금 전국적으로 난리가 났다”라며 “저희 센터도 계속 같은 내용으로 들어오고 있고 지난번에 2대 말씀 드렸는데 지금 5대가 들어와 있다. 똑같은 내용으로”라고 말했다. 

해당 직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현재 올뉴디스커버리5와 관련한 엔진 결함 문제는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중이며 이에 따른 입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된다.

랜드로버 측은 집단 결함에 대해 부정하는 입장을 내놨지만 차주인 김씨가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직접 신고 접수를 해 놓은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집단 리콜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랜드로버코리아 관계자는 “엔진 결함 차량이 많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과정 중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라며 “고객님의 차량과 같이 엔진경고등이 점등되는 경우가 있고 점등의 원인은 다양하므로 파악해보겠다는 취지로 말씀드렸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해당 고객의 차량은 수리가 완료돼 정상 운행이 가능한 상태”라며 “고객님께서 미진하다고 느끼신 부분들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