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기사들이 첫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24일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배송기사들은 지난 23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준비위원회를 출범했다.
현재 대형마트의 온라인 매출 급증으로 관련 배송차량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까지 겹쳐 배송 물량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마트노조는 그러나 온라인 시장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배송기사들의 현실은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마트노조는 “배송시간을 맞추기 위해 하루 12시간씩 일하지만 제대로 된 휴식시간 및 공간도 없고, 식사시간이 부족해 허겁지겁 먹으며 그조차도 먹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라며 “중량물 제한은 없다시피 해 무거운 물건을 쉼 없이 배송하며 매일 강도 높은 육체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하다 다치거나 교통사고로 치료를 받기 위해 쉬려면 자기를 대신해서 일할 용차비용을 기사들이 부담해야 하는데, 하루 15~20만원에 달하는 용차비용이 부담스러워 제대로 쉬지도 못한다”라며 “경조사는 물론이고, 심지어 예비군훈련, 민방위훈련도 자기 부담으로 용차를 써야한다”고 지적했다.
마트노조는 대형마트온라인배송기사는 대형마트의 업무매뉴얼과 지시에 따라 일하는, 사실상 대형마트에 속한 노동자지만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배제되고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하루 12시간씩 주6일 근무하는데도 연장 및 휴일 수당이 없을 뿐더러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노동 강도도 심각하게 늘었지만 제대로 된 보상과 보호 장치조차 없다는 것이 마트노조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마트노조는 “온라인 배송기사들은 이런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바꾸고자 당당한 노동자의 길을 가기로 결심하고 노동조합으로 모였다”고 말했다.
정민정 마트노조 사무처장은 “온라인배송지회준비위원회는 불합리한 배송기사들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 출범했다”라며 “대형마트에 당면한 코로나19와 관련한 대책수립을 비롯한 11대과제(중량물제한, 운송료현실화, 경조사 및 공가 보장, 쉴권리보장, 갑질근절, 교통사고시 본인부담 최소화, 배송시간 개선, 원거리 배송 개선, 앱개선, 광고비 지급)를 요구하고 행동에 나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중 온라인배송지회 정식 출범을 앞둔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준비위원회는 첫 행동으로 오는 26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대형마트 3사(홈플러스, 롯데마트, SSG.COM)에 온라인배송기사들에 대한 코로나19 관련 대책수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