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송현동 땅·왕산레저 등 유휴자산 매각 주관사 선정 나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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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한진그룹이 다음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왕산마리나와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 등 저수익 자산 매각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진그룹은 27일 유휴 자산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해 관련사에 매각 자문 제안 요청서(RFP)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호텔·레저 사업 구조 개편, 저수익 자산 및 비주력 사업 매각하고 항공·운송 사업에 주력한다는 내용의 재무구조 개선안을 의결한 바 있다.

매각 대상 유휴자산은 ▲대한항공 소유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3만6642㎡) 및 건물(605㎡) ▲대한항공이 100% 보유한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5만3670㎡) 및 건물(1만2246㎡)이다.

제안 요청서는 부동산 컨설팅사, 회계법인, 증권사, 신탁사, 자산운용사, 중개법인 등 각 업계를 대표하는 12개사에 발송됐다.

한진그룹은 오는 3월 24일까지 제안서를 받아 심사를 통해 후보사를 선정하고, 제안 내용에 대한 프리젠테이션 등을 진행해 최종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진그룹은 LA소재 윌셔그랜드센터 및 인천 소재 그랜드 하얏트 인천 등도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지속적인 개발·육성 또는 구조 개편의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비수익 유휴 자산 매각과 호텔·레저사업 정리 작업에 본격 나선 것에 대해 한진그룹 측은 “재무구조 개선 의지를 표명한 것에 대한 실천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다음달 25일 열리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의식한 속도전이란 해석도 나온다. 조원태 회장 측이 주총 전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가시화 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한 3자 주주연합 공세에 맞서는 한편 소액주주의 표심을 얻기 위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현재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 3자 주주 연합은 대표이사 선임 건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한진칼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6일 기준으로 델타항공 등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우호 지분율은 약 39.25%다. 이에 대응하고 있는 KGCI, 반도건설 등 조현아 전 부사장 측 확보 지분율은 37.62%다. 아직까진 조 회장이 1.63%포이트로 소폭 앞선 상황이다.

앞서 조 전 부사장 등 ‘3자 연합군’은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방침에 대해 공동입장문을 내고 “주주 표를 얻기 위해 급조한 대책”이라며 “세부방안이 전혀 없어 실행 의지와 진정성에 심각한 의문이 든다”라고 비판 한 바 있다. KCGI는 또 지난 20일 따로 기자회견을 열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총수 일가의 경영 성과가 실패 수준”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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