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카트 몰던 프레시매니저 사망사고
맨몸으로 타는 전동카트, 정기점검 없어
인도는 불법, 차도는 위험…안전 담보 못해

전동카트 코코를 타고 있는 한국야쿠르트 프레시매니저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한국야쿠르트 전동카트를 운전하던 프레시매니저(야쿠르트 아줌마)의 사망사고가 일어난 가운데, 해당 전동카트의 정기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사고 위험성이 우려되고 있다.

5일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운행되고 있는 전동카트는 9800대가 넘으며 프레시매니저는 이 전동카트를 타고 도심을 누비며 야쿠르트와 유제품 등을 배달하고 있다. 

이렇듯 수많은 프레시매니저에게 편리함을 선사한 전동카트지만 이로 인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위험성 논란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프레시매니저의 사망사고까지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부산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경 부산 해운대구의 한 내리막길에서 전동카트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인도를 들이받아 카트를 운전하던 50대 여성이 숨졌다. 경찰은 전동카트 브레이크 고장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전동카트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는 프레시매니저가 인도에서 코코를 운행하다 보행자를 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고,네이버 지식인에는 지난 2016년 5월 전동카트에 치여 넘어졌는데 보험처리를 문의하는 글과 2017년 5월 전동카트에 부딪쳐 고관절을 다쳤다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전동카트의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야쿠르트는 이런 전동카트의 사고율에 대해 따로 조사하거나 관리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사망사고의 경우 브레이크 고장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야쿠르트는 현재 전동카트에 대한 정기점검조차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한국야쿠르트 측은 정기점검을 실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전동카트의 AS는 수리 요청시 무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전동카트 사고에 대한 통계나 자료는 따로 없으며, 주기적인 정기점검을 하고 있지는 않다”라며 “수리 요청을 할 경우 무상으로 진행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기적으로 점검을 하면 좋겠지만 인력적, 물리적인 한계가 있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 2017년에는 부산의 야쿠르트 판매점에서 전동카트 배터리 과열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하기도 하는 등 전동카트의 안전은 육안으로는 절대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동카트의 주 사용층이 중장년층인데다 특수제작된 원동기임을 감안하면 위험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닌 이들에게는 자가진단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14년 세계 최초 냉장형 전동카트인 ‘코코(cold&cool)’를 개발해 현재까지 9800대 가량을 보급했다. 800억 이상을 들여 개발한 코코는 180원짜리 요구르트가 3300개 들어가는 220L 용량으로, 카트 발판에 올라서서 운행할 수 있는 냉장고와 같은 개념이다. 

코코는 프레시매니저들의 활동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으며 매해 매출 증진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한국 야쿠르트가 지난해 4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코코가 보급된 후 전체 매출은 △2015년 9371억원 △2016년 9805억원 △2017년 1조314억원 △2018년 1조357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말 그대로 코코는 프레시매니저들의 기동성을 높여 매출에 기여하고 있지만 현재 코코를 사용하려면 프레시매니저는 월 4만원 가량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때문에 코코가 공짜 서비스도 아니고, 이로 인해 매출 증대 효과를 보고 있는데도 한국야쿠르트의 프레시매니저 안전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인도는 불법, 차도는 아찔…위험한 곡예운전에 안전사고 우려

먼저 코코를 운행할 시 얼굴이 모두 노출되는 헬멧 외에는 보호장구가 전혀 없고, 인도와 차도를 넘나들며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 위험요소로 지목된다.

전동카트는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 자전거, 즉 차에 해당돼 인도 위에서는 주행할 수 없어 차도로 다녀야 한다. 

그러나 집집마다 배달을 다녀야 하는 업무 특성상 인도로 출입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인데다, 차도로 다닐 시 속도가 4~8km밖에 나오지 않아 갓길 주행을 한다 해도 위험하다. 이로 인해 프레시매니저들은 인도와 차도 사이 곡예운전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고, 이로 인해 인도에 있는 사람을 치거나 차량과의 충돌사고가 발생해 왔다. 

이와 관련 지난해 4월 프레시매니저가 인도에서 코코를 운행하다 보행자를 들이받아 재판에 넘겨진 사례가 있고, 지난 2018년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차도를 역주행하는 프레시매니저가 찍한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불만을 표시하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아울러 헬멧 외에는 이렇다 할 보호장구 없이 맨몸으로 카트에 올라타 운행하는 방식에 대한 위험성도 지적된다.

한국야쿠르트 측에서는 헬멧 착용이 의무화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헬멧 이외에는 별다른 보호장비가 없어 사고가 나서 넘어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홍보사진 등을 살펴보면 프레시매니저가 헬멧조차 착용하지 않고 코코를 운전하고 있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와 관련 한국야쿠르트 측은 속도가 제한돼 있어 위험한 상황은 아니며, 주 2회 정기적으로 안전교육 및 상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야쿠르트 측은 “전동카트의 속도는 최대 8km로 제한돼 있어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라며 “헬멧도 반드시 착용해야 하고 안전교육 또한 주 2회 정기 교육 및 상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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