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름 서랍장 이어 쿨렌 3칸 서랍장도 한국은 ‘리콜 제외’
가격 비싸고 리콜도 미온적 조치…한국 소비자는 ‘호갱’?

쿨렌 3칸 서랍장 ⓒ이케아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홈퍼니싱 기업 이케아가 안전문제가 제기됐던 서랍장 품목에 대해 또다시 한국 내 리콜 계획이 없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케아는 6일 한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쿨렌 3칸 서랍장’을 사용할 때 벽에 단단히 고정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동일 제품을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는 전량 리콜해주기로 한 조치와 대조된다.

지난 4일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onsumer Product Safety Commission, 이하 CPSC)는 이케아의 쿨렌 3칸 서랍장이 미국 안전기준인 ASTM2057-19 성능요건에 맞지 않아 벽에 잘 고정되지 않을 경우 넘어질 위험이 있으며, 어린이 안전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이케아 미국지사는 해당 제품을 전량 리콜하고 환불 조치를 진행 중에 있다.

해당 제품은 글로벌에서 판매되고 있는 동일제품이지만, 이케아는 국내소비자에게 북미에서처럼 전량 리콜이 아닌 벽 고정 장치, 혹은 벽 고정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원하는 소비자에게만 환불을 해 주겠다는 입장이다.

이케아의 이같은 ‘리콜 차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6월에도 이케아는 사망 사고를 일으킨 ‘말름 서랍장’ 제품에 대해 일부 국가에서만 리콜에 나서기로 해 논란이 됐다.

당시 이케아는 북미지역에서 아이 6명이 사망하는 등 안전 문제가 제기되자 북미 소비자를 대상으로 말름 서랍장 수백만 개에 대해 리콜을 진행했다. 그러나 동일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리콜이 제외됐다.

이에 국내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과 함께 준정부기관인 한국소비자원이 이케아에 리콜을 권고했고, 정부기관인 국가기술표준원까지 행정조치를 예고했다. 결국 이케아는 같은해 7월 6일, 구매 일자나 영수증 보유 여부와 관계 없이 환불해주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리콜 결정돼도 소극적 대응…한국 소비자는 호갱?

한편 이케아가 리콜을 결정하더라도 국내에서 후속 조치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국을 이른바 호갱(호구와 고객의 합성어)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최인호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케아는 같은해 4월 서랍장 가구 리콜에 돌입했지만, 결과적으로 판매된 859개 제품 중 한 건도 수거되지 않았다. 이에 등 떠밀려 하는 것이 아닌 이케아의 자발적 리콜 실적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이케아는 지난 2014년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한 지도를 판매해 한국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에서는 판매할 계획이 없다는 황당한 해명으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한국에서만 비싼 가격을 매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2015년 6월 소비자단체 컨슈머리서치가 이케아의 한국·미국·독일·일본 사이트에서 함께 판매되는 소파와 수납장 등 126개 제품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한국 평균 가격은 52만2717원으로 다른 3개국보다 14.8~19.5%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이케아 측은 해당 제품의 경우 국내 안전기준에는 부합하기에 전량 리콜조치를 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이케아 관계자는 “해당 쿨렌 3칸 서랍장의 경우 미국에서도 안전규정에 부합했었으나 최근 규정이 바뀌면서 리콜조치된 것”이라며 “국내 기준에는 부합하는 제품이지만 선제적 조치를 진행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소비자에 대한 차별이 아니며 이케아는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라며 “국내에서도 쿨렌 3칸 서랍장의 경우 안전하게 사용할 수 없는 고객에게 벽 고정 장치와 서비스, 또는 환불 조치를 제공하는데, 이는 미국 내 소비자 대상으로 제공되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