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미착용’ 이명호 사장 본사 건물 방문
모 본부장, 마스크 착용 요구 보안요원에 막말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지난 12일 서울사옥에서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관련한 전사 점검회의를 열었다.ⓒ한국예탁결제원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지난 12일 서울사옥에서 코로나19 관련한 전사 점검회의를 열었다.ⓒ한국예탁결제원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 이명호 사장 등 임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건물에 출입하는 등 코로나19 예방수칙을 무시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본부장급 간부는 마스트 착용을 요구한 보안요원에게 막말까지 해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KBS보도>와 예탁원에 따르면 지난 4일 밤 이 사장과 모 본부장이 본사가 위치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드나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당 본부장은 건물 입구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지나가다가 보안요원으로부터 제지를 당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장이 과장급 직원과 함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건물 입구를 지나가자 보안요원은 이들에게 코로나19 예방 지침에 따라 마스크 착용을 요청했다. 하지만 본부장은 “저 xx 뭐야?”, “내가 30대 중반에 정의롭게 해봤는데, 바뀌는 게 하나도 없더라”라고 발언했고 보안요원은 모멸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마침 이 사장도 외부에서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에 서류 가방을 챙기러 들어오던 길에 이들과 마주쳤다. 이 사장 역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보도에 따르면 보안요원은 마찬가지로 사장에게도 역시 마스크 착용을 요청했지만, 비서가 이를 막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국제금융센터는 한국예탁결제원을 비롯해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거래소, 주택금융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국내 주요 금융 공공기관이 입주해 있는 곳으로 상주 인력만 4000명이 넘는다. 핵심 금융기관이 입주한 대표적인 국내 금융 허브로 확진자가 나올 경우 대규모 금융 마비가 올 수 있다.

더군다나 이곳에 입주한 한 금융기관 직원 가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일부 사무실이 폐쇄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아직까지 입주 기관에서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필수 부서 인력 분산배치, 재택근무 확대, 점심 시차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예탁원은 이 사장이 지난달 26일 직접 회의를 열고 마스크 미착용자의 출입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비상 대응계획’을 시행하기로 한 바 있다.

이 사장과 간부가 스스로 결정한 기본적인 예방 수칙을 지키지 않은 셈이다.

예탁원 측은 이 사장의 마스크 미착용과 본부장의 발언에 대해 인정했다. 다만 본부장의 부적절한 발언과 관련된 막말 논란 등에 대해서는 이 사장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예탁원 관계자는 “본부장이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해당 보안 요원에게 사과했다”며 “다만 이 사장의 경우 식사를 마치고 들어오는 길에 해당 본부장과 마주쳤을 뿐 문제가 된 발언 등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 사장 측이 보안요원의 요청을 제지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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