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는 혼수상태·현대제철 올들어 3명 사망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고발글 올라와
사측 “게시글, 사실과 다른 주장일 뿐” 반박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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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사람이 올해만 4명이 떠났다. 또 다른 회사는 과로로 혼수상태에 빠졌고, 심각성을 모르고 덮기에만 바쁜...이것이 ‘다니고 싶은회사’ ‘게임체인저‘ 인가”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직원 처우를 성토하는 글이 게재돼 주목받고 있다. 현대제철 등 주요 계열사에서 직원이 사망하거나 과로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덮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자신을 현대차 퇴직자라고 소개한 A씨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현대차그룹 실태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같이 성토했다.

더 눈길은 끈 것은 해당 글과 함께 게제된 또 다른 게시물이었다. 현대위아 직원으로 등록된 회원의 쓸 글로 “강제 전배 당한 직원이 스트레스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최근 깨어났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기적 같은 일이라 정말 다행”이라면서 “그런데 경영지원, 특히 인사쪽 대응을 보면 참으로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글에서 사측은 쓰러졌던 직원에 대해 평소 건강관리를 못해 그런 것이라고 슬쩍 내용을 흘리며 결국 개인과실로 몰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회사에서 퇴사자 증가로 결원인원 채용에 한계가 있어 연구소 인원을 마구잡이로 차출해 품질 부문으로 보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또 사측은 이 과정에서 퇴사자가 발생하면 “요즘 애들은 정신상태가 나약해, 거기가 시골이라서 그래” 등 모두 퇴사자 문제로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사측은 반박했다. 현대위아 측은 직원이 “해당 직원은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아직 원인에 대해 판단을 내릴 상황은 아니고 확인을 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제 전배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직원의 인사 발령은 1년도 훨씬 넘은 일로 정상적인 순환 인사였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해당 글에는 다른 현대차 계열 직원들의 사측의 직원 처우를 성토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한 직원은 “(현대)제철은 올해 당진 사무직(연구직 포함)만 총3명, 2명 자살, 1명 출장과로사, 포항 현장직 총1명, 화상으로 인한 폐혈증 사망”이라며 “올해 3월이 되기도 전에 아까운 청춘들이 네명이나 떠나갔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실제로 당진과 포항에서 올해 총 3명의 직원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글에서 언급된 출장과로사 사망 직원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업무와 연계된 상황이라면 인지가 됐을 텐데 그런 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확인된 사망자만 꼽더라도 현대제철의 경우 올해 들어 한 달에 한명 꼴로 직원이 숨을 거둔 셈이다.

앞서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 지난달 5일 직원 B씨는 쇳물 이송설비에 실족해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 지난 24일 끝내 숨졌다. 해당 사고와 관련해 열악한 노후설비 교체와 안전에 대한 요구를 무시한 사고였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당진 공장 직원 2명의 사망 소식은 익명게시물을 통해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해당 직원들의 산재여부 및 정확한 사망 배경 등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사측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2명의 직원의 사망 배경과 관련해 업무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직원 사망과 관련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저희도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관련 경찰 조사에 회사도 성실하게 임했고 산재신청 등이 진행되진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익명 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의 내부 폭로와 성토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사건과 회사측의 직접적인 연관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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