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 잇단 접속 지연
SKB “일시적 트래픽 증가, 망이용료 협상 해결돼야”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 캡쳐화면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 캡쳐화면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SK브로드밴드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유튜브, 넥플릭스 등 해외 기반 플랫폼 접속 장애를 호소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주말 일시적인 이용자 급증에 따른 트래픽 증가가 발생했다는 설명이지만 해당 플랫폼 사업자들과의 망이용료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속도저하 현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최근 유튜브, 넷플릭스, 아이튠즈 등을 포함한 해외 플랫폼에 대한 이용 불편을 제기하고 나섰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접속을 시도하면 급격한 속도 저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상당수의 SK브로드밴드 이용자들은 지난 주말 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속도 저하 사례를 공유하며 문제제기에 나섰다. 이들은 이 같은 속도 저하가 일주일 전부터 감지됐다며 SK브로드밴드 해외망 자체의 서비스 부실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 서울 은평구에서 ‘fast.com’으로 속도를 측정했다는 한 누리꾼은 넷플릭스 이용속도가 320Kbps 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다수의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광랜 초고속인터넷이 초당 100Mbps 이하의 속도를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1/100도 안 되는 수준으로 급감하게 된 것이다. 

다른 누리꾼들이 측정한 SK브로드밴드 인터넷 속도 역시 국내 서비스를 이용하면 100Mbps 전후의 값을 보였지만 유독 몇몇 해외 서비스에서만 접속 지연이 발생하는 사태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동영상 플랫폼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들은 아예 영상을 보지 못하거나 저화질 및 저음질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용 불편이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SK브로드밴드 서비스에 대한 이탈 움직임까지 포착되는 모습이다. 이들은 “상황이 커질 것 같다. 대규모 고객이탈 사례가 되지 않을까”, “휴대폰 회선 할인 버리고 넘어가야하는지 고민이다”, “올해 8월 계약 만료다. 얼른 OO으로 넘어가고 싶다”는 등의 의견을 토로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이번 사태의 1차적인 원인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트래픽 증가로 보고 있다. 외부 외출 인구가 줄어들고 인터넷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일시적으로 속도 저하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이용자가 몰릴 경우 유사한 장애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부인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유튜브, 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제공사(CP)들과 겪고 있는 망이용료 갈등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망이용료란 CP들이 고객들에게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이용하는 인터넷 회선에 대한 사용료를 말한다. 

수년간의 갈등 끝에 SK브로드밴드는 페이스북과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망이용료에 대한 협약을 맺고 전용회선을 설치했지만 나머지 서비스들은 여전히 기존의 해외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트래픽 증가에 취약한 상황이다. 

다만 동일한 조건에서도 최근 유독 SK브로드밴드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급증하자 일각에서는 타 이통사에 비해 해외망 운영 자체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SK브로드밴드와 CP들 간의 입장차 조율도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이용자들의 불편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특별한 문제가 발생한 건 아니다. 코로나 위험 등으로 외출 자제가 이뤄지다보니 이용자가 몰린 부분이 있다”라면서도 “망이용료 문제 협상이 선행돼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관련해 트래픽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페이스북은 망이용료 협상을 완료해 전용회선으로 이용 가능하지만 다른 서비스들은 해외망에 섞여서 오기 때문에 트래픽이 증가하면 속도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이를 방치해둘 수 없어 서버 용량을 늘리는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특정 CP들을 위해 해외망을 크게 확장하기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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