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등 게임 개발 인력 ‘당일해고’ 등 고용 불안 호소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고용불안 의혹 조사 착수

【투데이신문 김효인기자】 게임회사 펄어비스가 신작 게임 프로젝트 개발자 등을 대거 해고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고용 불안정 논란이 불거졌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가 최근 대규모 해고를 실시해 직원들이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를 비롯한 각종 커뮤니티에 제기됐다. 

블라인드에는 지난 17일 ‘악덕기업 펄어비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요즘 시대 구멍가게 수준의 기업도 아닌데 펄어비스가 당일 해고를 밥 먹듯이 한다”라며 “사람 피 말리다 하루아침에 자르는 게 일상이다가 드디어 오늘 팀 단위로 여러 곳이 당일 해고 당한 듯”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대를 역행하고 불법 저지르는 회사 불매한다”라며 “평소 좋아하던 개발사였고 검은사막을 즐기던 유저였기에 배신감이 크다”라고 밝혔다.

커뮤니티 내에서는 펄어비스 전·현직 직원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한 직원은 “아는 사람도 자진퇴사하라고 눈치 살짝 주더니 안하니까 바로 권고사직 때리던데”라며 “심지어 팀장이 설명도 안 하고 인사과에서 바로 연락 옴ㅋㅋㅋ그리고 두 시간 후에 퇴사”라고 주장했다. 

다른 직원은 “부당해고로 걸리는 거 여기도(펄어비스) 알고 있음. 소송걸려면 걸라고 함”이라며 “근데 그거 걸어서 복직하면 자발적 퇴사 나올 때까지 갈굴텐데 누가 버티겠어...실업급여라도 받자고 나가는 거지”라고 말했다.

이들은 오전에 출근해 오후에 퇴사 당하는 일도 많으며, 회사가 안양에 위치한 점에 빗대어 스스로를 ‘안양 염전 노예’라고 칭하기도 했다. 여기에 나온 내용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로 기업평가 사이트인 잡플래닛의 펄어비스 기업 리뷰를 살펴보면 “사람 짜르는 걸 매우 우습게 아는 회사”, “싸고 열정적인 계약직 노예 모집합니다”, “최강 업무 강도로 암 걸릴 수 있다” 등 높은 업무강도와 잘못된 해고방식에 대해 지적하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 2010년 9월 창업한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이라는 게임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붉은사막’, ‘도깨비’, ‘플랜8’ 등의 신작 출시를 예고하며 게임 유저들의 기대를 모은 바 있다.

펄어비스는 직원에게 전월세를 일부 지원해 주는 등 복지가 우수한 점 등을 인정받아 지난해 고용노동부로부터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정작 펄어비스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에는 의구심이 든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먼저 지난해 3분기 기준 회사 직원 수 697명 중 계약직 직원의 수가 183명이라는 점에서 계약직 비율이 높으며 동종업계에 비교해 퇴사율이 높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KIS기업보고서를 살펴보면 펄어비스의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의 퇴사율은 34.18%로 나타났다. 이는 동종업계인 엔씨소프트 16.01%, 넷마블 34.04%, 넥슨 18.9%에 비해 가장 높은 수치다.

또 펄어비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년 7개월에 불과했다. 이는 역시 동종업계인 엔씨소프트(5년 4개월)와 넷마블(4년 1개월)보다 짧은 수치다.

이와 관련 펄어비스 측은 개발자 대거 해고 및 당일 해고는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대규모 권고사직 및 당일 해고 소문은 사실무근이다”라며 “다만 권고사직의 경우 정식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이슈에 대해 내부 프로세스를 점검해 개선할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보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는 이날 펄어비스 고용불안 의혹에 대한 제보를 받아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T노동자 출신의 류 후보는 게임 업계의 만연한 고용불안과 권고사직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해고에 대해 지적하며 실태조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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