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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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한관우 인턴기자】 최근 미국에서 한국산 팽이버섯을 먹고 4명이 사망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가 한국산 팽이버섯이 사고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주장하며 정정보도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 언론 <CNN>은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학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인 4명이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된 한국산 팽이버섯을 먹고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고,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반품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CDC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6명의 리스테리아균 감염자가 확인됐고 이중 4명은 사망했다.

CDC는 생존환자 중 22명을 대상으로 발병하기 한 달 전부터 먹은 음식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2명(55%)이 팽이버섯을 비롯한 버섯류를 섭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CDC는 환자들이 팽이버섯을 구입한 식료품 점에서 두 종류의 팽이버섯 샘플을 확보했고 수집한 샘플 중 한국산 팽이버섯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됐다.

이에 CDC는 사망 원인이 한국산 팽이버섯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제품 전량 회수하고 유통금지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다만 CDC는 리스테리아균 감염 사태가 반드시 해당 업체의 버섯 때문이라고 밝혀진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현재 다른 감염원의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는 한국산 팽이버섯은 CDC 역학조사 샘플 중 하나였고 조사 과정에서 리스테리아균이 발견돼 전량 회수 조치된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한국산 팽이버섯이 직접적인 사망원이라는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리스테리아 균은 살균이 안 된 치즈나 오염된 채소 등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등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산 팽이버섯이 타 상품에 의해 교차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의 설명이다.

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는 CDC 공시내용만으로는 한국산 팽이버섯이 모든 질병의 원인인지 확신할 수 없으며, 근본 원인에 대해 추가조사 중이라는 내용이 안내돼있음에도 불구하고 <SBS>, <MBC>, <YTN> 등 일부 언론은 마치 한국산 팽이버섯을 섭취해 사망했다는 것처럼 과장 보도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해당 언론들에게 사실 확인을 명확히 해 책임있는 해명과 정정보도를 즉각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보도로 국내 버섯 농가는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는 버섯 농가들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국내 언론에게 즉각적인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있다.

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미국, 호주 등에 국내 농가의 버섯 수출이 중단된 상태다. 미국 정부 차원의 수입 중단은 아니지만 수입업자들이 수입을 안 하려고 한다”며 “수출되지 못한 물량이 국내로 몰리면서 팽이버섯뿐만 아니라 새송이버섯 등의 가격 역시 떨어져 국내 농가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일단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버섯으로 인해 4명이 직접적으로 사망한 것은 아니다. 교차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라며 “추가적으로 정정보도 요청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2일  “우리나라는 팽이버섯을 세척·가열 조리해 섭취하지만 미국은 샐러드 형태로 먹기 때문에 이 같은 식문화의 차이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CDC 역시 원인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사건에 대한 조치로 올바른 팽이버섯 조리법을 안내하는 한편 미국으로 팽이버섯을 수출하는 국내 4개 업체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2개 업체의 팽이버섯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됐고,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버섯 포장지에 ‘가열조리용’ 표시를 하는 등 생산·유통 과정에서의 위생관리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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