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관서 사외이사 선임안 반대 권고
NH투증 “금융권 경력 인정돼 이사회 추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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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NH투자증권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한 외부 기관의 반대 권고가 나오면서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후보 중 한명은 과거 농협 계열사의 임원으로 재직한 바 있어 독립성 비판에 직면했고 다른 후보는 타 회사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할 당시 오너일가의 횡령 사건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이하 연구소)는 19일 ‘NH투자증권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2건의 사외이사 선임안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연구소는 각각 후보들의 독립성 문제와 자격 기준 미달 등을 이유로 선임에 반대하고 있다. 사외이사는 비상임이사로서 대주주 및 경영진의 독단과 전횡을 막아야할 의무가 있지만 이들의 전력에 비춰 이 같은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의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인물은 홍석동, 정태석 후보 2명이다. NH투자증권은 오는 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이번 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의안으로 상정했다. 이들 모두 신규선임 대상자이며 주총에서 선임이 결정되면 2년의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홍 후보의 경우 NH투자증권의 전신인 회사와 계열회사의 임직원으로 근무했던 경력이 문제로 지적됐다. 독립성 훼손의 우려는 물론 이해충돌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홍 후보는 지난 2005년부터 2008년 동안 농협중앙회의 자금운용부장 자리를 거쳤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NH농협증권의 지원총괄 부사장을 맡은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과거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합병으로 설립된 회사인 만큼 사실상 같은 회사라는 평가다. 

정 후보는 타 회사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할 당시 감시·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점이 비판의 요지다. 그가 몸 담았던 세화아이엠씨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2018년 1월 사이 오너일가 및 경영진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하청업체 거래대금을 부풀리거나 공사대금을 유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270억원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았으며 이 문제로 지난 2월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았다. 연구소는 당시 사외이사였던 정 후보에게도 이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연구소는 관련 보고서에서 “정태석 후보는 타 회사의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행위에 대해 제대로 감시·감독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라며 “따라서 일반 회사에 비해 자격 기준이 엄격한 금융회사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 NH투자증권은 두 후보 모두 금융권 경력이 오래된 인물들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사회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추천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판단을 말씀 드리기 어려운 사안”이라면서도 “홍 후보의 경우 지주나 은행에서 근무한 경력이 길거나 또 현직이라면 독립성 문제가 나올 수도 있지만 전신인 농협증권에 있던 건 8년 전이다. 동종 업계 전문가로서 후보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후보 모두 금융권에서 경력이 오래된 분들이다. 아직 주총 결과가 남았지만 이사회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추천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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