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토아, “작년 영상…모니터링 미흡했지만 고의 아냐”
깨끗한나라, “영상광고 모두 SK스토아에서 담당…억울”
선관위, “다수의 시민 제보 들어와 내용 살펴보는 중”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4.15 총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SK스토아 홈쇼핑이 미래통합당의 선거유세활동을 연상케 하는 방송을 내보내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사측은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며 특정 정당 지지 의혹을 부인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스토아는 지난 18일 오후 12시 36분부터 20분간 ‘깨끗한 나라’ 화장지 판매 방송을 송출했다. 해당 광고 연출의 골자는 출연자들이 모두 같은 색의 옷을 갖춰 입고 선거 유세활동을 하는 것처럼 화장지를 판매한다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영상에서 노출된 분홍색 옷과 숫자 2가 강조된 부분이었다. 해당 영상에서 출연자들은 짙은 분홍색 점퍼를 입고, 붉은색 2자가 유난히 도드라지는 제품가격 ‘2만5910원’이 씌어진 피켓을 들고 홍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미래통합당을 떠올린 이들이 많아 논란이 됐다.

지난 2월 17일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이 참여해 출범한 미래통합당은 당의 상징색을 ‘해피 핑크’로 정한 바 있다. 미래통합당은 제 1 야당으로서 지역구 선거 기호도 2번을 부여받기에 이러한 논란이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4.15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듯한 광고가 나오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 같은 행위가 선거법 위반이라며 불매운동에 나서겠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트위터를 통해 “휴지판매 하는 척 하며 미통당 선거유세를? 이거이거 다 불매야 선거법 위반으로 다 처넣어야 해”, “누가 봐도 미통당 지지선거운동 아닌가요? 머리굴리는 건 쟤들 못 따라가겠네요” 등의 게시물을 올리며 비판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에 화장지 회사인 깨끗한 나라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깨끗한 나라 관계자는 “영상광고의 경우 모두 SK스토어에서 담당했고 깨끗한 나라는 그에 대해 어떤 요청도 한 바 없다”라며 “이런 일이 일어나 당황스럽고 SK스토아 측에 영상광고 중단을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SK스토아 윤석암 대표가 정치적으로 보수 색채가 강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TV조선에 재직했었다는 점에 주목, 이번 광고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윤 대표는 2012년 4월부터 3년간 TV조선 편성제작본부 본부장을 지낸 바 있다. 

이와 관련 SK스토아는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고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SK스토아 관계자는 “해당 영상은 이번에 제작된 것이 아닌, 지난해 12월 제작돼 그 달 18일 첫 방송된 영상이다”라며 “당시에는 사내 심의를 거쳐 제작됐지만 추후 논란의 여지가 있는지 모니터링했어야 했으나 미흡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영상 제작 과정에서 대표의 개입이 있었다는 일부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특정정당에 대한 지지 등 고의가 전혀 아니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제작과정 및 추후 송출될 방송분에 대한 모니터링 수준을 더 높일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다수 시민의 제보가 들어왔기에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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