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뉴시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된 자격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일 인천글로벌캠펌퍼스 공연장에서 제9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은 512명의 주주가 참석한 가운데 오전 9시에 시작, 30분만에 종료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 ▲사내이사 김태한 사장, 사내이사 존림 부사장, 사외이사 김유니스경희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3개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특히 김태한 사장의 경우 주총 전 기관투자자와 시민단체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임에 성공해 눈길을 끈다. 김 사장은 지난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출범 이후 줄곧 대표이사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올해 김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작년부터 김 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분식회계 및 증거인멸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분식회계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표이사 및 담당임원 해임권고, 회사 및 대표이사 검찰고발 등 시정요구 조치를 의결한 바 있다. 해임권고 외에도 증거인멸 혐의, 회계부정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검찰 수사를 받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연기금과 시민단체 등이 줄줄이 반대 입장을 표명해 연임 변수로 주목받기도 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의결권 행사 정보 사전공시’에 따르면 해외 연기금 4곳 모두 독립성 문제를 이유로 김태한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 반대키로 했다.

시민단체에서도 김 사장의 재선임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지난 6일 경제개혁연대는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 유죄판결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뿐 아니라, 본인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향후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김 사장의 재선임을 반대했다.

그럼에도 김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은 무난할 것이라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70% 이상을 갖고 있어 나머지 주주가 모두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안건이 부결되긴 힘든 구조다.

또 지난해 실적 면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는 점 또한 김 사장 연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30.9%와 64.8% 늘어난 7016억원과 917억원을 기록하면서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또한 창립 8년 만인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김 사장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영 불확실성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5월과 7월 증거인멸과 분식회계 및 개인 횡령 혐의로 각각 검찰로부터 구속영장을 청구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두 번의 영장이 모두 기각되면서 구속 위기는 면했지만 아직까지 검찰 수사 선상에서 배재된 것은 아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관련해 다른 임직원들의 재판 등 여전히 분식회계 수사로 인한 사법 리스크가 남아있어 향후 경영 행보에 적잖은 변수로 작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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