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처방전 의무화’ 약물 오·남용 방지효과 “글쎄”…동물용 의약품 관리 허점 개선돼야
‘전자처방전 의무화’ 약물 오·남용 방지효과 “글쎄”…동물용 의약품 관리 허점 개선돼야
  • 김태규 기자
  • 승인 2020.03.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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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계 “약사법 개정 및 전자처방전제 전면 재검토” 요구
수의사 처방관리 시스템 홈페이지 화면 사진출처 = 수의사 처방관리 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수의사 처방관리 시스템 홈페이지 화면 <사진출처 = 수의사 처방관리 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지난달 28일 시행된 수의사 전자처방전 발급 의무화와 관련해 수의사들의 반발이 높아지고 있다.

전자처방전제는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가 동물용 의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해 2013년 8월부터 시행해 온 제도다. 지난해 8월 27일 개정된 수의사법이 지난 2월 28일 시행됨에 따라 수의사 전자처방전 발급이 의무화됐다.

농식품부는 “최근 동물용 의약품 처방이 증가해 처방내역을 보다 신속히 파악하고 축산물 안전 관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수기로 발급하는 처방전을 전자처방전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며 “전자처방전시스템을 통한 처방 대상 동물용 의약품에 대한 처방전 발급을 의무화하고, 사용 위반에 따른 과태료 기준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전자처방전 발급이 의무화됨에 따라 전자처방전을 발급하지 않거나 시스템 미등록, 입력사항을 입력하지 않은 등의 경우 1회 20만원, 2회 40만원, 3회 80만원 등 누적 횟수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되며 입력사항을 거짓으로 입력할 경우 1회 40만원, 2회 80만원, 3회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전자처방전을 즉시 발급하지 못하는 사유로 ‘응급을 요하는 동물의 수술 또는 처치’를 규정해 임의적인 전자처방전 미발급 사례 발생을 방지했다.

2019년 기준 전자처방관리시스템으로 발급해야하는 처방대상 동물용 의약품은 133성분 2084품목이며, 농식품부는 처방대상 동물용 의약품 지정 품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수의사들은 이 같은 수의사법 개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로부터 면허를 발급받은 수의사들도 동물을 직접 진료하지 않고 처방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약사는 약국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신청절차를 거쳐 등록하면 처방전이 없어도 얼마든지 동물용 의약품 판매가 가능하다.

현행 약사법 제85조 제7항에 따르면 약국개설자는 오용·남용으로 사람 및 동물의 건강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동물용 의약품, 수의사 또는 수산질병관리사의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동물용 의약품, 제형과 약리작용상 장애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동물용 의약품을 수의사 또는 수산질병관리사의 처방전 없이 판매할 수 있다.

때문에 약사들이 아무런 처방전 없이 동물용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상황에서, 수의사에게만 처방 약물을 개별보고하도록 한 전자처방전 의무화가 동물용 의약품의 오·남용을 막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동물용 의약품 관리 허점…제도 개선돼야”

‘수의사 전자처방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와 임상수의사 3000명은 이 같은 주장을 담은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비대위는 “수의사도 동물을 직접 진료하지 않고서 처방을 내리는 것이 법적으로 불가한데, 비전문가인 약사는 동물을 약국에 데려오지 않아도, 처방전이 없어도 동물전문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다”며 “이것을 무면허 진료 외에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약사가 처방전도 없이, 아무런 기록도 없이 약을 처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현행 제도 하에서 약물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수의사가 사용하는 모든 약물을 보고하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블로그와 각종 SNS에서 수의사도 함부로 처방하기 어려운 각종 동물전문의약품을 판매하는 광고가 넘쳐나는 현 상황에서 약물 오·남용을 막기 위해 수의사를 감시하고 규제한다는 정책을 수의사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고 호소했다.

비대위는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전자처방전 발급, 국가 광견병 접종, 동물등록 대행 업무를 거부하고 파업 등 단체행동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약사법 제85조 제7항 개정 △전자처방제도 전면 재검토 △동물병원 약값 상승의 원인인 약품도매상과 거래제한 해제 등을 요구했다.

한 수의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자처방전 의무화는 동물병원에만 의무를 부과하는데, 약국의 경우 약사법에 근거해 수의사의 처방전이 없더라도 동물용 의약품 대부분을 판매할 수 있다”며 “실제적으로 약국에서는 처방전 없이 계속 약을 판매하기 때문에 관리에 허점이 있는 부분을 국민청원에서 지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의사에게 어느 정도의 의무가 부과되더라도 동물용 의약품의 관리는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제도를 시행함에 있어서 현행 제도에는 문제가 있어 이를 지적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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