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뉴시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어내면서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굳혔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는 26일 제8차 회의를 열고 한진칼, 대한항공, KT&G 주주총회 안건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 심의했다.

심의 결과 국민연금은 한진칼 사내이사 선임 안건 중 조원태, 하은용, 김신배 후보에 대해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사외이사 선임안 중 김석동, 박영석, 임춘수, 최윤희, 이동명, 서윤석 후보에 대해서도 찬성을 결정했다. 다만 여은정, 이형석, 구본주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키로 입장을 정했다.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대한항공 주총의 이사 선임방식 변경 관련 등 정관 일부 변경 안건에 대해서도 특별결의에서 보통결의로 선임방식을 변경할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반대 결정을 내렸다.

다만 국민연금이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찬성키로 결정하면서 조 회장은 경영권 분쟁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게 됐다.

국민연금은 한진그룹 지주사격인 한진칼 지분 2.9%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은 본인의 지분 및 특수관계인 지분 22.45%에 델타항공, 대한항공 자가보험 및 사우회, 카카오(1%), 한일시멘트, GS칼텍스, 경동제약 등의 지분까지 더해 37.15% 가량의 후보지분을 확보한 상황이다. 여기에 국민연금까지 포함하면 지분율은 40.78%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반(反) 조원태 전선을 구축한 KCGI, 조현아, 반도건설의 주주연합 측은 우호세력으로 추정되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소액주주연대의 지분을 포함, 32.48%의 지분율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4일 법원이 조현아 주주연합이 제기한 2개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해 반도건설의 의결권이 제한된 것도 불리하게 작용됐다.

여기에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게 되면서 조 회장이 약 8% 가량 우위에 서게 됐다.

이로써 이번 한진칼 주총에서 조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무난하게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양측이 최근까지도 지분을 매입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주총을 끝으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아 주주연합이 앞으로 추가 지분 매입이나 후보 지분 확보 등을 통해 향후 임시주총에서 다시 맞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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