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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가해자들의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시민  ⓒ뉴시스

【투데이신문 한관우 인턴기자】 ‘n번방 사건’으로 알려진 여성 성착취 영상 텔레그램 유포범 중 하나인 ‘태평양’ A(16)군의 재판 판사가 교체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에게 배당됐던 A군의 사건을 형사 22단독 박현숙 판사에게 재배당했다.

이는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 제14조 4호에 따른 조치로, 담당 재판장이 배당된 사건을 처리함에 현저히 곤란한 사유가 있어 서면으로 재배당 요구를 할 때 사건 배당 변경이 가능한 조항이다.

오 부장판사가 사건의 재배당을 요청한 배경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n번방 담당판사 오덕식을 판사 자리에 반대, 자격박탈을 청원합니다”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고, 31일 현재 42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했다.

이 청원자는 “성범죄자들에게 이상할 정도로 너그러운 판결을 내려준 전적이 있는 판사다”라며 “성인지 감수성 제로에 가까운 판결과 피해자 2차 가해를 한 판사를 n번방 담당판사로 누가 인정해주나”라며 담당 판사의 교체를 요구했고, 법원이 담당 판사를 재배당하며 현실이 됐다.

오 부장판사는 지난해 맡았던 故 구하라씨의 전 연인 최모씨의 재판 등에서 불법촬영혐의를 무죄로 판단하여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만을 선고하는 등 성범죄 사건 가해자에게 가벼운 판결을 내린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한 2013년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의 형사재판 관련 강의에서 “로펌에서 필요한 여자 변호사는 세가지 종류다. 부모가 권력자거나, 남자보다 일을 두배로 잘하거나, 얼굴이 예뻐야 한다”며 성차별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텔레그램 박사방 유료회원이었던 A군은 지난해 10월 박사방 운영진으로 합류했고, 올해 2월 수사기관에 적발될 때까지 약 1만여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태평양 원정대’라는 성착취 영상 공유방을 운영해 왔다.

검찰은 A군의 관련 혐의를 추가로 조사하기 위해 연기 요청했으며, 이에 따라 첫 재판은 다음 달 20일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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