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국부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씨티은행의 용역비가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비의 대부분은 씨티은행이 해외 모회사인 씨티그룹에 지급하는 경영자문료인 것으로 알려져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 논란을 불러일으켜 왔다. 

1일 한국씨티은행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2019년 용역비는 1022억9800만원으로 2018년 485억6000만원에 비해 537억3800만원이 늘어났다. 씨티은행의 용역비는 금융당국의 지적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왔지만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씨티은행이 해외 본사에 지급하는 용역비를 경영악화의 원흉으로 지목해왔다. 용역비의 대부분이 명확한 근거가 없는 경영자문료, 전산사용료, 산업보고서 작성 등으로 구성된 만큼 본사의 이익이 해외에 이전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선 금융당국 역시 필요성이 낮은 용역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비용 절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권고를 내린바 있으며, 지난 2015년 국정감사에서도 씨티은행이 세금이 비싼 배당금 대신 해외용역비를 통해 국부를 유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바 있다. 

당시 강기정 의원은 “국부유출과 탈세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벌어지고 있는 과도한 해외송금은 투기자본의 행태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후 씨티은행은 2015년 1890억1900만원에서 2018년 485억6000만원까지 꾸준히 용역비를 감액해오는 모습을 보였지만, 2019년 들어 용역비를 다시 크게 늘리면서 국부유출에 대한 우려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같은 용역비의 증가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감소에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2019년 씨티은행의 용역비가 500억원 이상 늘어난 와중, 당기순이익은 2941억7900만원으로 2018년과 비교해 132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씨티은행의 박진회 은행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급여 역시 국부유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은행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18억9600만원으로 은행장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직원들의 평균 연봉 또한 1억700만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았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용역비 증가와 관련해 직전년도 4분기 일회성 환입이 발생하면서 상대적인 차이가 발생했다는 취지의 설명을 내놨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2018년 대비 2019년 경비(용역비)가 증가한 이유는 2018년 4분기에 과다하다고 평가받은 용역비 환입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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