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김낙순 회장ⓒ뉴시스
한국마사회 김낙순 회장ⓒ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구성원이 숨지는 일이 다시 발생하면서 마사회의 재발방지 약속이 무색해졌다.

1일 마사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A조교사는 지난달 30일 경남 김해시 대청계곡 인근 도로에 주차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정확한 사망 경위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가운데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씨는 최근 마사회 마방심사 유착의혹과 관련해 부산 경찰청 지능범죄 수사대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해당 수사는 지난해 11월 숨진 고 문중원 기수로 촉발된 것이었다.

지난 2015년 조교사 면허를 취득하고서도 4년 넘게 마방을 얻지 못했던 문 기수는 유서를 통해 마사회 관계자 등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경찰이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A씨가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A씨와 문 기수를 포함해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는 지난 2005년 9월 개장이후 조교사와 기수 등 사망한 구성원이 8명으로 늘어났다. 기수 4명, 마필관리사 3명에 이번에 조교수까지 숨을 끊었다.

거듭된 구성원 사망에 마사회의 운영 과정에서 구조적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마사회로부터 ‘마방’을 배정받아 운영하는데 조교사는 마필관리사를 고용해 말을 관리하고 훈련시킨다. 조교사가 선택하고 계약을 맺은 기수가 말을 타고 경기에 출전하는 구조다.

경기에 출전하는 기수와 말의 선택권은 조교사에 있다. 이 같은 권한을 가진 조교사의 면허 교부와 마사대부심사(마방배정심사), 이른바 마방 평가권은 마사회가 쥐고 있다. 마사회를 정점으로 조교사와 기수·마필관리사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위계관계가 형성돼있다.

결국 마사회 의지에 따라 조교사 등 경마공원 구성원의 운명이 결정되는 셈인데 이 과정에서 불공정 시비가 끊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는 평가가 사실상 정성평가 중심으로 이뤄져 마사회 의지에 따라 점수 조정이 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마사회는 경마공원 구성원의 잇따른 사망과 유족 및 노조 등의 지적이 이어지자 우여곡절 끝에 구조개선과 책임자 처벌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합의사항이 빠르게 이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마사회는 노조와 오랜 진통 끝에 문 기수 장례식 이틀 후인 지난달 11일에야 경마장 사망사고 재발 방지 대책에 합의했다.

합의 내용은 3개월 안에 부산·경남 경마 시스템 분석 연구용역 진행하고 경쟁성 완화·기수 건강권 보호 등 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관련자에 대한 책임자 처벌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책임자 처벌과 관련해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른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마사회는 합의를 통해 형사 책임과 별도로 마사회 인사위원회에 면직 등 중징계를 부의키로 했다.

마사회 홍보팀 관계자는 “구조 개선과 관련해 합의한 바 있고 별도로 경마상생발전위원회를 설치해 조교사 등 의견을 들어서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이행과 관련해 마사회 홍보팀 관계자는 “(합의사항을) 착수하는 시점이라 구체적인 안이 나왔는지는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책임자 처벌과 관련해서는 “경찰 조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이행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A조교사 사망과 관련해서는 “아직 사망 경위에 대해 파악이 안 된 상황”이라며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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