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현대모비스 임직원이 외주업체 선정 관련 입찰 비위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내부 폭로로 뒤늦게 확인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모비스 내 연구소 임원과 직원이 외주업체 선전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로 해임 등 징계조치가 내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4일 직장인 익명 어플리캐이션인 블라인드에 올라온 “모비스 비리 기사제보”라는 글을 통해 외부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 직원으로 회원 등록한 A씨는 해당글에서 “최근 모비스 연구소 실장과 책임연구원이 공모해 단독업체선정으로 뒷돈을 받는 일이 있었다”며 “두 명 모두 해임·해직됐고 담당팀장은 감봉 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얼마를 해먹었는지 모르겠지만 비리를 저지르고 해고만 당한다면 남은 임직원들만 피해를 감수하게 된다”며 “회사에서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피해금액 돌려받고 이미지를 위해 숨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회사의 강한 후속 조치를 당부했다.

특히 A씨는 “몇 년 전 총무팀 기숙사담당이 장인과 짜고 기숙사 관련비리를 저지르고 잘리는 일도 있었다”며 “강력히 사후처리를 하지 않으면 비리를 저지르는 인간들이 계속 생길 것”이라 사측의 소송 등 강력 대응을 촉구했다.

사측은 게시 글에서 주장한 ‘금품수수’에 대해서는 부인했지만 연구소 임직원에 대한 징계사실은 인정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연구소 임원과 연구원이 외부업체 선정과정에서 발생한 투명성 문제로 감사를 통해 징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뇌물 등 금품수수는 없었다”고 강조하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글에서 제기된 기숙사 비리 관련 주장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현대모비스 임직원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내부 폭로성 고발이 이어지면서 관리소홀 논란도 반복되고 있다. 특히 블라인드 등 익명 제보 형식이 주를 이루면서 윤리경영과 이에 대한 투명성에 대한 불신도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2018년에는 지난 2월 블라인드 글을 통해 고위 간부 A상무의 성희롱 사건이 폭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해당 임원이 지난 2014년 기아차 재직 당시 여성 직원에게 폭언을 퍼붓는가 하면 자신의 비서에게 성추행에 이른바 ‘스폰서’를 제의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당시 해당 임원은 논란이 일자 퇴사한 뒤 현대모비스로 다시 입사하면서 뒷말이 나온 것이다. 또 현대모비스는 비슷한 시점에 해외법인장이 비서를 성추행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5월에는 남자직원이 여성의 치마 속을 촬영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내부 폭로가 잇따르면서 과거 임영득 전 사장을 임기 내내 곤혹스럽게 했다.

지난 2019년 박정국 사장 취임 이후에도 폭로는 이어졌다. 올해 1월 지난해 말 상무급 임원이 성희롱 사건으로 내부 조사를 받은 후 중징계 처분이 내려진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당시 징계 사실을 사내 게시판 등에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익명의 제보 및 주장에 대해 현대모비스 측은 대부분 ‘사실무근’이거나 ‘확인이 어렵다’는 대응이 주를 이루면서 불투명한 후속조치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임직원 비위 및 징계가) 내부 방침에 따라 사내에서 충분히 표현 되고 있다”며 “사내에서 일어난 일을 언론에 다 공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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