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원·이준환·송지우·서봉원·권현지·윤명환 지음/248쪽/128*188/2만5800원/커뮤니케이션북스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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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한관우 인턴 기자】 호모마키나(Homo Machina). 기계와 함께하는 인간이다. 이미 인공지능과 로봇은 우리의 일상에 침투해 있다.

이제 기계와의 동행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일찍이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의 발전이 인간 노동에 변화를 주었듯이, 인간은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새로운 시험대에 놓인다. 기술을 이끌어 나갈 것인지, 아니면 기술에 끌려갈 것인지는 인간이 얼마나 주체적으로 기술을 판단하고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

즉, 기술은 기술공학자들만이 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가올 미래를 잘 준비하기 위해선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기술 자체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사회과학적 기반과 융합적 접근이 중요하다.

서울대학교 사회과학 연구원은 이미 바짝 다가온 미래의 기술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도록 연구했다. 심리, 사회, 윤리를 연구하는 사회과학자들과 인공지능, 로봇, 산업공학을 연구하는 공학자들이 모여 미래의 기술과 제반 이슈들을 논의했다. ‘호모마키나: 기계와 함께하는 인간의 미래’는 이런 융합연구의 결과물이다.

‘호모마키나’는 기계와는 구별되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논의로 시작한다. 인공지능을 논하기에 앞서 인공지능의 비교 대상이 되는 우리의 지능과 마음은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학습하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고 언젠가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따라잡는 특이점이 도래할 때, 인간과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고찰한다.

이후로도 로봇 저널리즘, 인공지능 기반 번역, 추천 알고리즘, 로봇화 등 몇 가지 핵심적인 키워드를 중심으로 새롭게 나타날 기술들과 이슈들을 예측하며, 우리 사회가 기술로 인해 어떻게 변화될지 보다는 우리 사회가 기술을 대비해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를 이야기한다.

본문에서 “우리나라는 전통 제조 산업뿐만 아니라 (중략)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느 한 분야도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미래를 선도하고 산업의 플랫폼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주지 못하고, 여전히 구글과 애플 등 생태계 지배자들이 제시하는 모형을 따라가는 상황이다”라며 우리나라는 여전히 기술 발전에만 치중할 뿐, 그 기술의 리더가 되기 위한 설계 철학이 부족하다며 꼬집는다. 우리는 아직 충분한 준비가 덜 됐다는 것이다.

‘호모마키나’를 탐독하다 보면 우리가 진정으로 궁리하고 준비해야 할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둘러싼 환경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기술의 산물인 로봇과 인공지능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하는 것이기에 우리는 그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는 함께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결국 ‘호모마키나’의 가장 큰 관심은 언제나 기술보다는 인간에게 향해있다. 이미 성큼 다가온 미래의 기술들에 대해 미리 알고 준비하고 싶다면, ‘호모마키나’를 읽는 것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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