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 드러나…‘정부 보조금 받고도 인력 감축 강행’ 폭로
타 사업부는 리모델링에 회식까지…직원 저버렸다 비난
신성통상, “대부분 오해…불가피한 구조조정 면목 없어”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최근 ‘대규모 당일해고’ 논란이 일고 있는 패션 기업 신성통상이 회사가 어렵다던 해명과는 달리 정부 보조금을 받은 데다, 타 사업부에는 리모델링과 회식 등 되려 혜택을 주고 있다는 내부직원의 폭로가 나와 논란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최근 본사 수출사업본부 전체 인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22명을 감축했다.

앞서 신성통상은 55명에 달하는 인원을 당일 전화로 정리 해고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 7일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는 이를 비판하는 게시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10년을 넘게 일했는데 당일 통보받고 짐싸고 해외 내보내놓고 예고없이 자르고 1년도 못채운 신입들을 내보냈다’, ‘해고 전화가 나한테 올지 동료가 받을지 모르는 긴장감 속에서 안절부절 못하다가 떠나는 팀원 하나하나 배웅하고 줄초상난 분위기’ 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근로기준법 제26조(해고의 예고)에 따르면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해야 한다. 하지만 신성통상은 입사 1년 미만 신입사원에서 10년 이상의 중견 직원까지 55명에 대해 사전 예고 없이 인사부장의 전화 한 통으로 해고 처리한 것으로 알려져 ‘부당해고’ 논란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 신성통상은 지난 8일, 당일 전화 해고 등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에 나섰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베트남과 미얀마, 인도네시아 공장 생산이 이미 중단됐고, 해외 바이어들은 선적돼 나간 물량조차 거부하고 있다”라며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라 직원들과 1대 1로 면담을 했으며, 퇴직 시점은 4월 30일이라 당일 해고 통보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55명이 아니라 40여명 중 23명이 권고사직 결정됐으며, 탑텐 등 패션사업부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라며 “회사 사정에 대해 직원들도 수긍했으며 일할 계산되는 퇴직금과 함께 근속기간에 따른 위로금도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가피한 구조조정으로 불미스런 일이 발생해 면목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쪽 팔다리 잘렸는데 리모델링에 회식? 내부직원 추가 폭로

그러나 같은 날 신성통상의 설명과는 달리, 회사가 여유가 있음에도 구조조정을 강행한다는 내용의 폭로가 이어졌다. 신성통상이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은 데다, 타 사업부는 리모델링과 회식을 진행하는 상황인데도 특정 팀만 해고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8일 <네이트판>에는 ‘애국기업 탑텐이라고? 탑텐 모기업의 실체를 밝힙니다’라는 신성통상 전 직원의 글이 게재됐다. 

그는 이번 해고에 대해 “정부 보조금으로 자금은 해결됐지만 그와 상관없이 구조조정은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내용을 팀장에게 전달받았다”라며 “매출 실적과 상관없이 특정팀과 특정팀 유관부서 사람들이 주 타겟이 되었으며, 다른 사업부는 내부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부당함을 토로했다.

이어 “어느 사업부는 한쪽 팔 다리가 다 잘려나갔는데 그 와중에 인테리어 공사가 웬 말인가”라며 “해고한 직원 월급 줄 돈은 없고 인테리어 할 돈이 남아 도나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패션수출기업들은 주 3일 출근, 월급 50% 삭감과 임원 정리해고 등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매몰차게 신입사원까지 내치는 곳은 없다”라며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것은 단 1%도 내놓지 않고 어린 직원들과 약 20년 정도 함께한 동료를 나 몰라라 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성통상이 내놓은 ‘탑텐 브랜드에 대한 구조조정은 없다’는 해명에 대한 반박으로 추정되는 주장도 이어졌다.

자신을 탑텐 매니저라고 소개한 직원은 댓글에서 “3월 말 본사에서 아웃소싱 직원 중 일부를 4월 중순내로 정리하라는 통보를 받았고 본사에서는 로테이션, 무급휴가 제시 없이 무조건 정리하라는 통보만 했다”라며 “갑질도 이런 갑질이 없다, 개같이 부려먹더니 버텨 온 직원들을 버린다”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타 사업부에서는 회식을 진행했다’는 증언까지 이어져 애국 기업으로 잘 알려진 신성통상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까지 보이는 상황이다.

앞서 신성통상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입은 ‘유니클로’에 맞서는 ‘탑텐’ 브랜드로 애국 마케팅을 펼쳐 ‘애국 기업’이라는 평가와 함께 주가가 상승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성통상의 지난해 반기(2019년 7~12월) 영업이익은 460억원으로, 전기(268억원) 대비 72%가량 증가했다.

한편 직원들의 추가 폭로와 관련해 신성통상은 대부분 오해라는 입장을 내놨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정부보조금을 받았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다”라며 “인테리어 리모델링 같은 경우도 일반적인 리모델링이 아닌 책상과 의자 재배치 수준이고, 이미 작년에 발주된 것이라 취소가 어려워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타 사업부의 회식에 대해서는 “격려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미 코로나19 등의 우려로 자제를 당부했지만 강제 사항이 아니어서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탑텐의 정리해고와 관련해서는 “정규직이 아닌 임시직과 파트타임에 관한 내용이고 계약 종료 후 연장을 하지 않은 경우 등도 포함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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