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들,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 호소
카카오모빌리티 “AI 통해 콜 배정, 인위적 배차 불가능”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택시운송가맹사업자들과 손을 잡고 카카오 T 블루 서비스 확장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운송가맹사업자들과 손 잡고 카카오 T 블루 서비스를 확장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자회사 및 가맹사업자 소속 택시 기사들에게 콜을 몰아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사실상 일감을 몰아주고 있어 비가맹 택시기사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선 택시기사들이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기사 콜 몰아주기 관행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은 같은 길을 이동하고 있더라도 가맹 택시들만 콜을 받고 있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내놓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자회사인 KM솔루션을 통해 각 지역 택시운송가맹사업자들과 손을 잡고 카카오T 블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T 블루는 카카오T 앱을 통해 이용 가능하며 주변에 빈 차량이 있을 경우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은 채 무조건 배차가 이뤄지는 자동배차 택시 서비스다.  

현재 카카오T 블루는 서울 1000여대, 대전 1000여대, 대구 1900여대, 경기도 성남 300여대 등 총 4200여대가 정식으로 서비스 되고 있다. 이외에는 경기도 남양주시를 비롯한 6개 지역에서 1000여대가 시범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현장 택시기사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자회사를 설립하고 택시운송가맹사업자들과 함께 자체적인 택시 운송업에 뛰어든 이후 차별적 배차가 이뤄지고 있다는 하소연을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카카오택시의 독과점 횡포를 막아주세요’라는 제하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배달의민족 뿐만 아니라 카카오 역시 서민 경제를 약탈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코로나로도 힘든데 카카오택시가 카카오가맹택시에게 콜을 몰아주는 행위가 너무 심하다”라며 “강남, 홍대, 이태원 콜이 안 떠 빈 택시들 일렬로 줄서 있는데 카카오택시만 예약 등 키고 돌아다닌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카카오 측에 항의 해봐도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 카카오가 택시에 뛰어들었으면 기존 택시들이랑 공정하게 경쟁하고 상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국토부와 서울시는 카카오 택시의 자회사 콜 밀어주기 및 타지역 영업 등의 정보를 공개하고 감사하고 감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택시 기사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도 동일한 목소리들이 포착됐다. 이들 택시기사들은 “카카오T 택시는 서 있는 게 1대도 없고 일반 택시들만 줄 서고 있다. 일반 택시 빈털터리 되는 것 순간이 되겠다”, “카카오 기사들 말 들어보면 요즘 25~30개 못 찍으면 바보 소리 듣는다고 한다”라는 등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AI기반의 배차 시스템에 의해 콜이 배정되기 때문에 특정 서비스나 차량에 콜 배정 우선순위를 두거나 인위적으로 콜을 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승객 호출 시 택시의 예상 도착 시간을 기준으로 순차적으로 배정하고 있다”라며 “여기에는 승객의 기사평가, 기사의 배차 수락율, 기사의 평소 운행 패턴, 수요 및 공급 비율, 실시간 교통상황, 최근 운행 분포 등 다양한 변수에 대한 빅데이터를 동시에 분석·적용해 승객과 기사 매칭이 극대화 될 수 있도록 로직이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T 플랫폼의 핵심 가치는 승객과 기사를 최대한 매칭해 주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개입해 콜을 배정한다면, 멀리 있는 차량의 배정도 일어나고 결국 승객과 기사 모두 배차 취소율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이는 서비스 품질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에 인위적으로 콜을 배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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